[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보잉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 기종인 737 맥스의 조종석 경보장치를 관리하는데 회사 측의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가 파리 에어쇼 전날인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뮬렌버그는 이날 "경보조치의 결함을 알리는 데 있어 분명한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항공당국 및 고객사들과 일관되지 않은 소통을 한 것이 "용납되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텍사스주(州) 댈러스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센터의 2019 리더십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04.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보장치는 기체의 비행 방향을 측정하는 두 개의 센서 정보가 불일치할 경우 이를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고 예비조사 결과 두 번의 추락 사고에서 받음각(기체 날개와 기류가 이루는 각도) 센서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센서가 보낸 잘못된 데이터를 받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은 실속 상황이 아닌데도 실속으로 판단하고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보잉은 2년 전 737 맥스가 전세계 항공사에 공급되던 시기에는 경보장치가 모든 항공기에서 작동되는 줄 알았으나 운항을 시작한 이후 항공사가 별도의 조종석 인디케이터를 설치해야만 경보장치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고가 났던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을 포함한 대부분의 고객사는 별도의 인디케이터를 구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센서의 오작동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 737맥스8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한지 6분만에 추락해 157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737맥스 기종이 추락해 탑승객 189명이 모두 숨졌다.
앞서 지난달 보잉사는 성명에서 내부 검토를 통해 경보장치의 결함이 항공기 안전이나 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해 약 1년간 항공당국과 항공사에 이 문제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다니엘 K.엘웰 청장 대행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보잉이 이 문제를 항공사들에 너무 오랫동안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파리 에어쇼 행사를 앞두고 있지만 보잉의 베스트셀러인 맥스 기종이 언제 운항이 재개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잉은 그간 파리 에어쇼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2017년 행사에서는 571건의 신형 항공기 주문 계약을 따내며 경쟁사인 영국의 에어버스를 능가한 실적을 냈다.
한편, 지난 4월 보잉은 수 년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보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234억달러에서 229억달러로 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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