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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 군의관 진단서만 있어도 민간병원 진료 가능…간부 동행 조항도 삭제

기사입력 : 2019년06월13일 17:10

최종수정 : 2019년06월13일 17:10

민간병원 이용 훨씬 쉬워질 듯…軍, 의료시스템 대폭 개선
軍, 국방개혁 2.0 일환 군 의료시스템 개혁 추진…8671억 투입
민간병원 이용 시 행정절차 간소화‧경증환자도 사단의무대 이용
의무후송전용헬기, 2020년까지 8대 전력화…장병 ‘골든아워’ 확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앞으로 군 장병들이 민간병원을 이용할 때 관련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이에 따라 장병들이 더 쉽고 빠르게 민간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3일 국방부는 “군 환자 발생 시점부터 치료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장병이 실제로 만족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군 의료시스템 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설날 연휴 첫날인 지난 2월 2일 오후,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군 장병들을 위로하며 쾌유를 기원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함) [사진=국방부]

앞서 국방부는 지난 1월부터 진료 현장에서 보건복지부, 소방청,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추진방안을 검토한 후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오는 하반기부터는 장병들이 실제 개편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말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투입되는 예산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약 8671억원이다.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월 4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입원 중인 부상 장병을 찾아 주먹인사를 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육군] 

◆ 부대 군의관 진단서만 있어도 민간병원 진료‧검진 가능…간부 동행 의무 조항도 삭제
    보훈병원 ‘지정위탁제도’ 군에도 적용…민간병원과 협약 확대

국방부가 추진 중인 의료시스템 개선의 핵심은 ‘민간병원 이용제도 개선을 통한 진료 편의성 증진’이다.

현재는 장병들이 외래 진료‧검사를 위해 민간병원을 방문하고자 할 경우 군 병원 군의관의 진료 및 진단서 발급이 필수다.

먼저 사단의무대 혹은 연‧대대 의무실에서 1차 진료를 받은 후 군 병원으로 가서 군의관의 진료 및 진단서를 받아야 한다.

이후 부대 지휘관이 청원 휴가를 승인해 주면 간부 동행 혹은 외출제도를 통해 민간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해 장병들의 민간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있어 왔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장병들이 부대 내 군의관의 진단서 발급만으로도 외래 진료‧검사를 위한 민간병원을 방문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간부 동행 의무’도 없앴다.

국방부는 이미 국군 고양‧홍천병원, 육군 2개 군단, 해‧공군 3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시행 중이며 2020년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병사의 만족도, 효과성 등을 점검해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 3월 22일 서주석 전 국방부차관이 국군대전병문을 방문해 입원장병을 위문했다. [사진=국방부]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군 병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부대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이 민간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질환별 전문병원을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보훈병원에서는 지정위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위탁제도란 권역 내 보훈 병원이 없거나 보훈병원과 멀리 떨어진 부대에 있는 국가유공자 등이 접근이 용이한 근거리 의료기관에서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그런데 군에서는 이 지정위탁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 그동안 군 병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복무하는 장병들은 신속한 진료를 받기 어려웠다. 특히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이 문제점이 크게 부각됐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훈병원의 지정위탁제도를 참고해 2019년 내로 민간병원과의 협약을 보완하고 협약 병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방부는 71개 민간병원과 진료협약을 체결 중이다.

또 ‘위탁환자관리팀을 통한 찾아가는 지원서비스’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군은 이미 ‘2017-2021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에 따라 환자 발생부터 종결 시까지 환자와 보호자에 편의를 제공하는 ‘위탁환자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위탁환자관리팀은 민간병원 의료진과의 소통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진료 방향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치료비 정산, 보훈 신청 등 행정처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군은 이 위탁환자관리팀을 국군의무사령부 조직개편을 통해 2019년 말까지 기존 1개 팀(3명)에서 서부‧동부‧남부지역 등 총 3개 팀으로 확대 편성‧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위탁환자관리팀 확대 운영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추가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월 4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입원 중인 부상 장병을 찾아 함께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 군 병원 이용 시 불편점도 개선…경증환자도 사단의무대 진료‧검진 가능
    셔틀버스 증차 및 진료 목적 이동 시 교통비 지원도

그동안 장병들이 군 병원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부분들도 대폭 개선한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장병 5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병들은 군 병원 이용 시 불편한 점으로 ‘오랜 기다림(37%)’, ‘진료예약(12%)’ 등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장병들은 운행 요일과 시간이 정해진 ‘외래진료버스(셔틀버스)’를 이용해서 군 병원에 가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진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셔틀버스가 군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오전 7시 30분~8시 30분)에 환자가 집중돼 진료 대기시간도 길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대중교통이 용이한 부대의 경우에는 교통비나 식비 등을 지원함으로써 특정 시간에 군 병원 환자가 집중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도 일부 부대 및 군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달 중으로 대상 병원을 늘릴 계획이며 향후 시범 사업의 효과성 등을 분석해 전군에 확대 시행한다.

또 △스마트폰 이용 군 병원 진료예약 시스템 구축 및 운영방안 마련 △셔틀버스 운영 확대가 필요한 권역을 중심으로 한 증차계획 수립 △외래환자 집중 시간에 군 병원 유연 근무제 운영 등 권역별 외진‧후송체계 개선 세부방안을 연내 확정 및 시행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경증환자의 경우에도 전문과별 의료진과 검사 장비를 갖춘 사단 의무대에서 1차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야전 진료체계를 개편한다.

그동안 군 내 경증환자는 사단의무대가 아닌 연‧대대 의무실 군의관에게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이 ‘신속한 질병 발견 및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해 장병 1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장병들은 검사장비 부족, 군의관 경험 부족, 다양한 진료과목 미 편성 등의 이유로 연‧대대 의무실 진료를 이용하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국방부는 앞으로 GOP(일반전초), 도서지역 등 격오지 지역을 제외한 연‧대대 의무실은 응급구조사 등이 응급환자 처치 및 후송을 통해 적기에 환자를 병원에 후송하는 역할에만 집중하고 환자에 대한 1차 진료는 사단의무대에서 실시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오는 하반기에 육군 2개 사단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0년에는 4개 사단 이상으로 시범사업 대상을 늘린다.

국방부는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연‧대대 의무실에 편성돼 있는 군의관을 사단 의무대에 집중 배치하는 등 인력 및 장비 등을 단계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미군의 UHM-60 블랙호크 헬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감염병 예방 및 신속대응 체계도 마련…식약처 등 관련 부처와 협업
    이달 말 ‘이행점검 TF’ 구성…성과 달성 및 추진 계획 점검 가속화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후송 역량도 확충한다.

우선 야간 및 악천후에도 운행이 가능한 의무후송전용헬기를 2019년에 2대, 2020년에 6대 등 총 8대 전력화해 배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양구, 포천, 용인에 각 2대씩, 그리고 훈련 및 정비용으로 2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의무후송전용헬기에는 호이스트(환자 인양장비) 등 응급처치장비를 비롯해 기상레이더, 지상충돌 경보장치 등이 구비‧장착돼 있다.

이와 함께 응급처치장비가 2세트 구비돼 있어 중환자 2명에 대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보행 가능한 들것 환자의 경우에는 6명까지 수송 가능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이북지역 및 서북도서 지역의 응급환자를 최단시간 내 최적의 의료기관으로 후송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환자가 발생한 현장에서 최단 시간 내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전투부대 중대급까지 응급구조사를 신규 배치한다. 현재는 대대급에만 응급구조사가 배치돼 있어 중대급 이하에서 응급 환자 발생 시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군‧소방 구분 없이 환자가 발생한 지점에서 최단 시간 내에 최적의 의료기관으로 응급 후송이 가능하도록 보건복지부, 소방청 등 부처 간 협업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작전‧훈련 등 야외활동이 많고 집단생활로 인해 감염병 전염에 취약한 장병들을 대상으로 A형 간염, 독감, 파상풍, 신증후군출혈열, 장티푸스, 유행성이하선염, 수막구균 등 7종 예방접종을 확대 시행한다.

만일 감염병 및 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식약처 등과 협업해 ‘신속기동 검사차량’을 운영, 발생 부대에서 직접 검체 체취‧검사 등 역학조사를 시행해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국방부는 군 의료시스템 개편 성과 달성과 면밀한 추진 점검을 위해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이행점검 TF’를 이달 말부터 운영한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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