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질병코드' 작업 착수 1년여만에 만장일치 결정
통계청, 오는 2025년 KCD 개정...포함 여부 놓고 논란
[편집자] 게임은 취미활동일까요? 아니면 질병일까요? 단순한 논쟁 같지만 누군가에는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정식 진단명으로 채택하는 새로운 국제질병분류(ICD)를 의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게임중독과 관련된 질병이 새로 생기게 됩니다. 게임중독을 병으로 분류해 진료 대상으로 보는 건데요. 국내·외 게임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과도한 결정이란 주장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게임이용장애’가 무엇이며, 질병 분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오는지 정리하였습니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게임이 일상생활보다 우선순위에 놓여 개인·가정·사회·직업 등 개인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남에도 게임을 중단할 수 없는 상태가 최소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로 규정했다.
WHO의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는 지난 5월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제11차 국제질병분류체계(ICD-11) 개정판'에 '게임이용장애'을 포함시켰다. 게임이용장애는 '6C51'이라는 코드를 부여 받았다. 또한 '중독적 행위로 인한 장애' 항목에 '도박 중독(Gamblig Disorde) 6C50'과 함께 분류됐다. 이 결정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각국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로인해 WHO 가입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게임이용자를 잠재적인 정신질환자 취급한다는 게임관련업계의 반발이 조직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반면 의학계 및 학부모단체는 숙원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WHO는 앞서 지난 2017년 12월, '게임 장애'를 '정신건강 장애(mental health disorder)'로 진단할 수 있는 근거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이 때부터 논쟁은 불이 붙었다.
WHO의 권고사항은 각국에 효력이 있지만,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각 나라의 권한이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이 한국표준질병분류(KCD)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5년마다 개정한다. 차기 개정 시기는 2025년이다. 따라서 WHO 권고를 수용한 개정도 2025년부터 가능하며, 개정을 통해 시행된다면 시점은 2026년으로 전망된다.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해 정부부처간에도 이견이 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은 찬성하는 반면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 관련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반대한다. 이에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게임업계 , 관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통해 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와 관련한 게임 업계의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나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국내외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면, 게임 이용자들은 잠재적 '정신 질환자'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다.
특히 한국 대표단으로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ICD-11 개정 노력이 과도한 게임 사용의 부작용을 예방, 치료하는 정책 근거 마련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게임이용장애 기준을 신중히 설정해 개정안이 실효성 있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점도 국내서 논란이 되고 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