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국제적으로 통일된 디지털 과세 규칙과 관련한 대대적인 개혁을 가속화하는 데 합의하기로 하면서 페이스북과 구글 등 다국적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물리적 실재나 특정 국가에서 창출한 이익과 상관없이 세금을 납부하게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재무장관들은 "2020년까지 새로운 규정에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국가 간 입장 차이가 크게 존재한다.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본거지인 미국은 IT기업들을 다른 기업들과 달리 취급하는 새로운 과세 체계에 반대하고 있다.
브루노 르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디지털 활동과 대용량 데이터의 판매, 교환 및 사용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마련했다"며 "당분간 이 모델에 대한 공평한 과세는 없다"고 말했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다국적 IT기업들은 고세율 국가에서 얻은 서비스 판매 수익을 특허 사용료나 이자 등의 명목으로 저세율 국가로 넘겨 조세를 회피해왔다.
프랑스는 올 1월부터 디지털세를 도입해 거대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연 매출액 뿐 아니라 광고 수익과 검색 엔진 및 디지털 시장의 현지 판매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필립 하몬드 영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조세 규칙은 IT기업들이 매출을 올리는 곳은 물론이고 가치를 창출하는 곳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과세 체계가 매력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한 나라들에 계속해서 보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은 프랑스와 영국이 제안하고 있는 두 가지 현행 세금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유럽의 디지털세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하는 절박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새로운 과세 체계의 형태와 범위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G20 재무장관들은 개혁의 대안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가 강한 의견 일치를 본 것 같다"며 "이를 합의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으며 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G20 재무장관들은 세계 경제에 대한 논의 끝에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했다"고 밝혔으며 "경제 성장세는 낮고 리스크 요인들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무역 긴장을 완화하거나 세계 경제 성장 리스크 요인들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6월 9일 일본 후쿠오카 힐튼 씨 호크 호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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