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후보 지명 절차를 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회 다수당 대표가 집행위원장으로 지명되는 '슈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 절차를 선호하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실은 이 같은 절차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U 지도자들이 집행위원장 인선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며, 슈피첸칸디다트 절차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회가 7월 초 소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가능한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전까지 유럽정상회의에서 제안이 나온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서둘러 EU 집행위원장 후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6월 안에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실의 관계자는 "슈피첸칸디다트"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슈피첸칸디다트 절차에 대해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표후보"(슈피첸칸디다텐)는 합법적이지만, 새로운 집행위원장의 선출은 반드시 26일 선거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메르켈 총리에 자신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가 속한 중도성향 자유민주당(ADLE)이 집행위원장 선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차기 집행위원장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한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버 대표는 독일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슈피첸칸디타를 통해 베버 대표가 자동적으로 선출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진 이후 앙마르슈와 ADLE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 시각 어느 곳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필요한 협상을 건너뛰려는 시도를 극도로 경계할 것이다. 이는 유럽 민주주의 절차의 투명성과 의무에 매우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대표를 맡았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를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벨기에 일간지 '르 스와르(Le Soir)'와의 인터뷰에서도 미셸 바르니에가 훌륭한 자질을 가졌다고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한편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28일 브뤼셀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 5인 인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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