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보수당 내부의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향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나리오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당내 강경파로 통하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물망에 오른 가운데 소위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24일(현지시각) 사임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각) 메이 총리가 내달 7일 사임할 뜻을 밝힌 가운데 EU 측은 기존의 합의안에 대해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황.
앞서 메이 총리는 세 차례에 걸친 합의안 표결이 하원의 벽을 넘지 못하자 EU 탈퇴 시한을 10월 말로 늦춰 놓았다.
메이 총리의 사퇴로 귀결된 3년간의 정국 혼란이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노 딜 브렉시트와 2차 국민투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EU와 온전한 결별을 주장하는 인물이 차기 영국 총리에 오를 경우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 방안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단 한 가지 해법은 정부 불신임 투표다. 보수당이 불신임안을 통과시킬 만큼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강경파가 총리에 오르면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 방안을 무산시킬 경우 총선이나 2차 국민투표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이며, 메이 총리의 후임으로 온건파 인물이 결정되더라도 EU 측이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2차 국민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U 지도부가 세부 사항에 대한 재협상을 수용하더라도 양측의 합의가 불발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에도 총선이나 2차 국민투표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여명의 차기 총리 후보 가운데 지난해 메이 총리와 마찰 끝에 내각에서 사퇴한 존슨 전 외무장관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데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인물. 그는 이날 스위스에서 가진 한 경제 컨퍼런스에서 “딜이든 노 딜이든 영국은 10월 EU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누가 차기 총리에 오르든 브렉시트 문제를 풀어내는 일이 상당한 난제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석학들은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점치고 있다. 노팅엄대학의 스티븐 필딩 정치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노 딜 브렉시트가 전개될 여지가 매우 높아졌다”며 “누가 메이 총리의 후임이 되든 EU 탈퇴 강행 또는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마셜 펀드(GMF) 역시 일부 영국 정치자들이 재협상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새로운 합의안이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노 딜 브렉시트에 조명을 집중한 가운데 영국 경제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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