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한대성 제네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최근 미국 정부의 북한 화물선 압류가 양국 관계 개선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이 북한에 힘의 논리를 악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교착된 핵 협상을 재개하려면 제재 해제에 관해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 대사는 또 “미국이 우리나라가 미국 스타일의 힘의 논리 혹은 압박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계산 착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로부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이유로 제재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정부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 호를 제재 위반을 사유로 압류해 자국 영해로 압송했다.
한대성 제네바 유엔 주재 북한 대사.[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와이즈 어니스트 호를 당장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전날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지체 없이 화물선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북한 측은 와이즈 어니스트 호 압류가 주권 침해이며 양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 호 압류에 대해 “그렇다, 이것은 가장 큰 쟁점”이라면서 “이것은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또 와이즈 어니스트 호 압류가 고의적인 국제법 위반이라는 북한 측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한 대사는 해당 화물선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미국이 와이즈 어니스트 호를 반환하지 않는다면 북한이나 미국, 국제 사회가 원하지 않는 상황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했지만, 성과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이후 양국의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북한은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서 한 대사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 국가 방위 능력을 확인하는 일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2006년 이후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만장일치로 강화하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줄을 조여왔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북한산 석탄과 철강, 납, 섬유, 해산물 수출을 차단하는 한편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한 대사는 북한이 미국과 핵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의 지난 2월 연설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미국)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고 커다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재 해제에 목말라 미국과 또 다른 협상에 집착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우리 지도자가 그들이 큰 결단을 하면 미국과 또 다른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 대사는 미국의 곡물 생산이 지난해 가뭄으로 감소해 식량 부족으로 이어졌다면서 유엔 식량계획(WFP) 등이 식량 원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사는 “식량 지원이 있다면 괜찮지만, 식량 지원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식량 부족이 관리 가능한 정도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 대사는 “그것은 관리할 수 있지만 문제는 유엔 제재”라면서 “우리는 은행 시스템을 통해 식품 수입 거래를 할 수 없고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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