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약 3000억달러(약 358조7000억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추가 관세 대상에는 게임기나 시계, 운동화 등 일본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소비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 생산거점에서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는 금액은 연간 1조엔(10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진=바이두] |
이에 일본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판매가격 상승을 각오하고 관세를 지불해야 할지 골머리를 썩고 있는 모습이다.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 등 거의 모든 게임기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700만대가 팔렸으며, 그 중 약 40%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대륙에서 판매됐다.
닌텐도 스위치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약 300달러이다. 여기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은 수십 달러가 오르게 되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는 결국 판매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생산거점을 옮기는 선택지도 있지만, 현재 홍하이(鴻海)정밀공업 등 복수의 위탁제조서비스(EMS)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도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후루가와 슌타로(古川俊太郎) 닌텐도 사장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향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닌텐도 스위치 제품 사진 [사진=한국닌텐도] |
이미 생산거점 이관을 결정한 기업들도 있다. 사무기기 제조업체 리코(RICOH)는 올 여름 미국 수출용 복합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전면 이관한다. 중국에서 ‘지샥(G-Shock)’ 등 시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카시오(CASIO)도 미국 수출 제품에 대해 태국과 일본으로 이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거점 이관에는 비용 증가와 공급망 재구축 등 과제가 쌓여 있다. 파나소닉은 이번에 처음으로 관세 대상이 된 디지털카메라의 보디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600억엔 정도인 카메라 사업의 매출 중 미국은 약 20%를 차지한다.
파나소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산 이전도 검토하고 있지만 관세 금액을 상회하는 비용이 들어간다면 옮기는 의미가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런닝화 등을 제조하는 아식스는 지난해부터 리스크 회피를 위해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은 생산 이관이 곤란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에 대해 고객 및 납품 기업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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