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3월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추락 사고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157명의 탑승자가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의 참사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하면서 실속 방지 시스템이 작동한 데 따라 발생했다는 지금까지 조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제시된 셈이다.
이른바 버드 스트라이크가 추락의 원인이라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주요국 항공사의 737맥스 운항의 정상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항공 당국이 에티오피아 항공의 여객기가 새와 충돌하면서 이륙 직후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조류 충돌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737 맥스가 추락한 직후 보잉의 경영진과 항공 당국이 검토했으나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 항공 당국은 추락한 항공기의 센서 오작동이 조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최근까지 조사에 따르면 참사를 일으킨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 비행 속도 표시 장치와 실속 경고 장치가 작동했지만 날개 받음각(AOA) 센서에 문제가 있을 경우 켜져야 하는 경고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종사들이 AOA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한 뒤 대처하는 데까지는 5분 가량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미 항공 당국은 해당 센서의 문제가 한 마리 혹은 그 이상의 새와 기체가 충돌하면서 발생했을 개연성을 열어 두고 있다.
앞서 보잉 측도 대다수의 AOA 센서 문제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발생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경우 추락을 일으킨 시스템 오작동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조류 충돌 가능성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는 보잉이 잠재 위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고, 필요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역시 간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보잉이 안전 운항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를 필수 장비가 아니라 옵션으로 판매,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불과 약 6개월 간격으로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737 맥스 추락은 다양한 측면에서 공통점을 보였고, 이 때문에 보잉의 시스템 결함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미 항공 당국의 최종 결론에 시선이 모인 가운데 이날 장중 보잉 주가는 1% 선에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버드 스트라이크가 최종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보잉의 항공기 판매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로 해석된다.
한편 보잉은 지난 4월 737맥스는 물론이고 전 기종에 걸쳐 신규 주문이 전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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