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첫 번째 사고가 발생한 후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이 실속 방지 시스템에 대해 보잉 측에 따져 물었으나 보잉이 이같은 항의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 737 맥스 8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BS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몇 주 후,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 몇 달 전인 지난해 11월 열린 보잉 측과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 간 비공개회의 녹음파일을 입수했다며 15일(현지시간) 관련내용을 보도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737 맥스 기종에 새로 탑재된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에 대해 몰랐다는 점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우리의 비행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겠다’고 따졌다. MCAS는 두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시스템이다.
한 조종사는 “(라이온에어 조종사들이) 비행기에 그 빌어먹을 시스템이 탑재된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NYT는 당시 조종사들이 이미 737 맥스 기종 운항 중단 검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마이크 시넷 보잉 부사장은 “이 시스템에 대해 알았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백만 마일을 비행하면서도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NYT와 CBS는 녹음파일 내용을 전하며, 보잉이 조종사들의 경고를 받고 대처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 또 다른 사고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29일 189명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라이언에어 사고와 지난 3월 10일 역시 승객 및 승무원 등 탑승자 157명이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모두 보잉 737 맥스 기종의 MCAS가 오작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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