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 보이콧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IT 업체들이 110억달러(13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화웨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직접적인 타격만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르고, 그 밖에 통신 장비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실제로 이보다 더 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16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 스마트 대회(World Intelligence Congress)' 화웨이 부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유라시아 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퀄컴과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화웨이 보이콧에 목적을 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시행에 따라 110억달러의 매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와 미국 기업의 거래를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상무부 역시 화웨이와 70개 자회사의 미국산 부품 구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총 700억달러 규모의 부품을 1만3000여개 공급 업체들로부터 사들였고, 이 가운데 110억달러는 수 십 개의 미국 기업과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세대 통신시장인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지배력을 장악하기 위해 화웨이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지만 미국 IT 업계 역시 이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이 미국 부품을 사용한 해외 기업들 제품 역시 화웨이가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 데 따라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클라우드 등 IT 시장 전반에 걸쳐 공급망 교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 화웨이는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을 미리 예상하고 상당 기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한 상황이다.
CNN이 입수한 선전 소재 화웨이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극단적인 상황에 생존을 위한 해법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칩과 IT 기술 사용이 전면 차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명시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때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최근 하이실리콘은 이른바 ‘예비용 타이어’로 지칭한 비상 대책을 본격 가동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미국과 거래 마비에 따른 충격을 온전하게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주장이다.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와 통신 네트워크 부품 가운데 핵심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어 당장 대체재를 찾는 일이 간단치 않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대만을 포함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주요국 기업들과 거래가 막히면서 파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이 전세계 5G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차질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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