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
"총요소생산성 성장 기여도 둔화→경제성장률 하락"
"법·규제 개선해 자유로운 경제활동 분위기 조성해야"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기술이나 규제, 제도 혁신이 없으면 2020년대 한국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7%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규제 혁신 등에서 성과를 낸다면 경제성장률을 2% 초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권규호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이유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권규호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핵심 이유로 총요소생산성 증가 부진을 꼽았다. 권 연구위원이 분석한 결과 총요소생산성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1990년대 2.0%포인트에서 2000년대 1.6%포인토로 떨어졌고 2010년대에는 0.7%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이 기간 한국 경제성장률은 7.0%(1990년대)에서 4.4%(2000년대)로 하락한 이후 3.0%(2010년대)까지 주저앉았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 투입량을 뺀 사회 제도 등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술 및 연구개발(R&D)은 물론이고 규제, 노사 구조를 포함한 제도 등이 전부 포함된다. 총요소생산성 증가가 부진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기술 진보가 더디고 규제 혁신이 부진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총요소생산성의 성장률 기여도 추락은 물적자본과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 부진으로 이어졌다. 권 연구위원은 "2010년대 경제성장률은 총요소생산성과 물적자본 성장 기여도가 감소하면서 2000년대에 비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위원은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2020년대 경제성장률을 추계했다. 먼저 2010년대와 같이 총요소생산성 증가 부진이 이어져 성장률 기여도가 0.7%포인트일 경우를 가정했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연평균 1.7%로 예측됐다.
권 연구위원은 이어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1.2%포인트로 오른 경우를 가정했다. 이때 2020년대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도달한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 생산성 향상으로 역동성을 회복할 것을 전제로 2020년대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4%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관건은 총요소생산성의 성장률 기여도를 정부가 끌어올릴 수 있냐는 점이다. 권 연구위원은 혁신 및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유리한 사회 제도를 정부가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여전히 법제 및 재산권 보호,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 제도적인 요인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0년대에는 고령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양적 성장 능력이 하락하는 속도를 완충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