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국채 보유 규모 1조1230억달러로 전 세계 1위
전문가들 "美 국채매도→시장 변동성 ↑→中도 피해"
시장, 작년 '中, 美국채 매입 중단 검토' 보도 데자뷔 우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맞서 반격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자 중국의 대미 보복 카드로 '미국 국채 매도'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날 2000억달러 중국 물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자 중국이 보복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 中, 美국채 보유 1위...매도 카드 '핵옵션'
중국이 맞불관세를 통해 보복에 나서는 방안이 일차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중국이 보유한 대규모 미국 국채 규모에 비춰볼 때 국채 매도도 반격 카드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는 '핵 옵션'으로 불릴만큼 강력한 보복 수단으로 거론된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최근 수년들어 주는 추세지만 현재 1조1230억달러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일본이 1억420억달러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의 매도는 미국 국채 금리를 급등시켜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이고, 결국에는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경제를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악수하기 위해 다가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전문가들, 매도 가능성에 회의적..자승자박 초래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우선 국채 매도는 중국에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매도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 결과적으로는 중국 금융 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미국 국채 매도는 중국의 보유 미국 국채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중국에 손해다. 미국 국채 외에 대안적인 투자 수단도 찾기 어렵다.
일본 MUFG의 클리프 탄 글로벌마켓 조사 동아시아 책임자는 "미국 국채를 내다파는 것은 금리를 급등시키고, 보유 미국 국채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중국에 비효율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달러화 자산에서 완전히 빠져나간다면, 극심한 시장 변동성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다. 미국의 전체 부채는 22조달러로, 이 가운데 중국 비중은 약 5%에 불과하다. 미국 국채 대부분은 연방 및 주(州)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연방 정부가 5조달러 이상을 사회보장 전용 신탁기금을 통해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중국 정부를 포함 개인투자자, 기업, 공공단체 등이다.
◆ 작년 1월 사태 재발할까...19일 연준 발표에 '촉각'
이같이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이 집중을 받고 있는 것은 '신호' 자체만으로도 미국 국채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규모 자체도 상대적으로 봤을 때는 몰라도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라고 SCMP는 전했다.
작년 1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중국 관리들이 미국 국채를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 미국 국채 매입 축소 및 매입 중단을 정부에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소식과 맞물려 9개월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국채 시장뿐 아니라 외환 시장에도 충격파가 던져졌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연준이 오는 16일 공개할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에 관심이 쏠려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최근 미국 국채 응찰이 저조한데, 이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줄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디아 인베스트먼츠 펀드스의 세바스티앙 갈리 갤리 선임 거시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미국 국채를 줄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연준의 보고서를 통해 확인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