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5월에는 주식을 팔라는 뉴욕증시의 오랜 격언이 올해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월가 큰 손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가라앉은 증시 변동성이 바닥권에 머무는 한편 4월 하순 대형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운 주가가 고점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 거래자들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에 공격적인 ‘숏’ 베팅을 동원,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 세력을 필두로 VIX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17만8000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에 해당한다. 월가의 큰 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에 따라 뉴욕증시의 저항력이 강화되는 한편 변동성이 지극히 제한되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상황은 지난해 말 VIX 선물 순매수가 30만 계약으로,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상승에 베팅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이와 관련, 위덴 앤 코의 마이클 퍼브스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연초 연준이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뚜렷한 정책 기조 변경을 선언했고, 증시 상황도 급변했다”며 “변동성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루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63%로 점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7년 말 VIX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2018년 초 급반전을 이뤘던 상황이 이번에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월가 투자자들은 올해 5월 뉴욕증시가 증시 격언과 달리 강세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11월에서 4월까지 사이 새해 경제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뜬 뒤 5월 반락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이 때문에 5월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것은 오랜 증시 격언이다.
실제로 지난 1950년 이후 5월1일부터 10월31일 사이 주식을 1만달러 규모로 사들인 투자자는 평균 5862달러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4분기 급락했던 뉴욕증시가 연초 최고치 랠리를 연출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5월 주가 향방에 대해 낙관하는 모습이다.
스톡 트레이더 알마낙의 제프리 허쉬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호조를 이뤘고, 어닝 침체에 대한 우려와 달리 기업 1분기 실적도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와 함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주가가 오르는 사이클이 올해 하반기에도 펼쳐질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과 수익성을 근간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