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은 올해 9월 이후 전망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쿄지방재판소(법원)이 25일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의 보석을 결정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곤 전 회장 측은 추가 보석금 5억엔을 납부했다.
검찰 측은 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해 준항고할 예정이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 곤 전 회장은 오늘 중에라도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왼쪽)과 부인 캐롤 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곤 전 회장은 지난달 6일 세 달이 넘는 구속 기간 끝에 보석금 10억엔(약 100억원)을 내고 풀려났지만, 이달 4일 특별배임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특수부는 14일에 10일 간 구류연장을 요청했지만, 재판소 측은 이를 단축해 8일 연장만 인정했다.
구류기한이었던 지난 22일 특수부 측은 추가 기소에 나섰고, 곤 전 회장의 변호단은 보석 청구를 신청했다. 재판소는 곤 전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NHK는 "곤 전 회장의 변호단은 이번 보석 청구에서 증거은닉을 막기 위한 다양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소가 특수부 측의 의견을 들은 결과 증거 은폐 우려가 낮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도쿄지방 검찰청의 구키모토 신(久木元伸) 차석검사는 "곤 전 회장이 사건 관계자에 대한 움직임을 인정하는 등, 증거은폐 혐의가 있었음에도 보석이 허가된 건 대단히 유감"이라며 "신속하게 준항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닛산 측은 재판소가 지난달에 이어 다시금 보석을 인정한데 대해 "사법 절차에 관해서는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재판소가 특수부 측의 준항고를 기각하면 곤 전 회장은 이르면 이날 중 풀려날 전망이다. 곤 전 회장 측은 앞서 납부한 10억엔의 보석금 외에, 이번에 5억엔의 보석금을 추가로 납부했다. 보석금은 곤 전 회장이 보석 조건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재판에서 판결이 확정된 이후 반환된다.
◆ 첫 공판은 9월 이후가 될 전망
이번 보석으로 곤 전 회장 관련 첫 공판은 올해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재판소 측은 곤 전 회장이 재체포되기 전, 이르면 올해 9월에도 첫 공판을 열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밝혔었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 기소로 인해 첫 공판 일정은 이보다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첫 공판 전에 쟁점을 정리하는 첫번째 절차는 다음달 23일 도쿄지방재판소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곤 전 회장 변호인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여기에 참석할 의향을 갖고 있다.
특수부가 22일 추가기소한 내용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2017년 7월과 2018년 7월 두 차례 닛산의 자회사 '중동닛산'을 통해 오만 판매대리점 '수하일바흐완오토모빌스'(SBA)에 약 1000만달러(약 114억원)를 송금했다. 곤 전 회장은 이 가운데 500만달러(약 58억원)를 그가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굿페이스인베스트먼트'(GFI)로 빼돌린 혐의가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는 '인질사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질사법이란 용의자의 신병을 장기간 구속함으로써 정신적인 압박을 가해 자백을 받아내는 일본 검찰의 수법을 말한다.
지난 10일엔 일본의 변호사 등이 "인질사법은 신체의 자유와 묵비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1000여명의 서명을 법무성에 제출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