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800여억원 투입...3년간 비용
업계 "5G 투자에 의무는 늘고..." 어려움 토로
과기정통부 "세제 혜택 검토하지 않아"
의원들은 "3년보다 더 앞당겨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통신4사가 통신망 우회로를 위한 이원화 작업에 3년간 총 7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 입장에선 전국 기지국 설치 등 5G(세대) 이동통신망에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에 통신망 이원화를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입해야 돼 비용 부담이 가중할 전망이다. 여기에 의원들은 이원화 완료 시기를 앞당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벌써부터 민감한 5G 통신 요금제에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사진=과기정통부] |
19일 뉴스핌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확인한 결과, 통신4사(KT·SK텔레콤·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가 통신망 이원화를 위해 3년간 투입하는 비용은 총 7500억원이다. 이 수치는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합친 규모다.
지난 10일 과기정통부는 통신재난관리심의위원회를 열고 중요통신시설 수를 기존 87개에서 863개로 10배 가량 늘렸다. 지난해 11월 KT '아현화재' 이후 일부 지역에서 통신이 두절되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요통신시설로 지정될 경우 통신망을 의무적으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통신망을 이원화할 경우 한 통신사 국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통신망을 이용하지 못해도 다른 통신사의 우회 통신망을 이용해 통신 두절 사태를 막을 수 있다.
특히 KT는 유선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통신망 이원화를 위해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 KT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통신망 이원화를 위한 예상 비용은 약 4800억원이다. 이 안에는 통신망 이원화 뿐 아니라 재난관재시스템 설치비용 등도 포함됐다.
문제는 시점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지난 3일 5G 상용화 이후 5G 인프라 구축 및 관련 서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입해야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통신망 이원화를 위한 막대한 비용 부담까지 껴안아야 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2021년까지 690개 통신시설의 이원화를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7일 있었던 KT '아현하재' 청문회에서 "통신망 이원화를 위한 3년이란 기간을 앞당기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잇따라 과기정통부 판단에 따라 완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투자로 인프라를 제대로 깔아야 5G 서비스 생태계가 빨리 꾸려질 텐데 5G 요금 인하 압박으로 돈 벌 곳은 없는데 통신망 이원화 비용 부담까지 늘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망 이원화는 당연히 들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면 요금 현실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전한 망을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비용 부담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대식 과기정통부 통신안전대응팀장은 통신망 이원화와 관련한 세제 지원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사업자들 요청도 없었다"고 답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