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에 지난 15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첨탑과 지붕 3분의 2가 무너져내렸다. 프랑스 안팎에서는 모금 운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복원을 도우려는 움직임이 신속하게 펼쳐지고 있다.
AP통신은 수주 내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전문가와 공예가가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몰려들 것이며, 손실 규모가 측정된 뒤 수년 간의 국제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철저히 문서화 된 건물로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3D 레이저 정밀검사를 통한 내부 개조를 포함해 세밀한 설계도와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대성당 전체가 유실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극에 달했으나, 두개의 직사각형 탑의 일부는 여전히 파리 스카이라인으로 돌출돼 있고, '장미 창'으로 불리는 화려한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예수의 가시면류관은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톰 닉슨 런던 코톨드 미술연구소(Courtauld Institute) 중세 예술·건축학 강연가는 "중세 건축가들이 의도한대로 돌로 된 아치형 천장이 수많은 목재로 이뤄진 내부 구조에 일종의 방화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워릭대학의 중세 예술·건축학과 제니 알렉산더 교수는 스테인드글라스 장미 창은 온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엄청난 열이 가해진 뒤 차가운 물이 뿌려지면서 열충격을 받았을 거라며 세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렉산더 교수는 "구조 공학자와 석조, 스테인글라스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 모두가 수주 내 파리에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은 대성당을 이전과 똑같이 복원할지, 좀 더 창의적으로 접근 할 지 여부다. 이 결정에는 미적인 부분은 물론 재정·정치적인 측면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재료를 구하는 일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은 수백년 된 참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13세기에도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다. 닉슨은 오늘날 복원에 필요한 만큼 참나무를 대량으로 구할 수 있는 나라는 유럽 내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비록 청교도들에게는 인기가 없더라도 더 짧은 형태의 기둥이나 금속 지붕으로 만들어진 이질적인 형태의 구조물이 고려될 수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전 관리자인 에릭 살몬은 "복원 시 현대의 안전 및 건강 관련 기준을 반영해야 하나, 모든 위험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대성당 복원에 수십 년 까지 걸리지는 않겠으나, 수 년이 걸릴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복원에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트르담의 부활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요크대학 고고학자 엠마 웰스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석조 불사조"라며 "역경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이후 처참한 내부 모습. 전날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모두 전소되며 잿더미로 무너져 내렸지만 성당 내부의 십자가와 제대, 피에타 상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2019.04.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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