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로즈, 라힘 스털링 등도 문제 제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손흥민이 인종차별에 대한 첫 공식입장을 내놨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7)은 맨시티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경기를 앞둔 9일 공식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선수들에 대한 더 많은 조치가 있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각종 경기에서 상대 팀으로부터 많은 인종차별을 겪었으나 손흥민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를 앞둔 손흥민이 인종차별에 대한 첫 공식입장을 내놨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손흥민은 “2015년 프리미어리그에 온 이래 나도 인종차별을 받았다. 처음엔 그런 인종차별 얘기나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나은 일이라 생각했다. 우린, 한 사람의 인간으로 경기장에 선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또 어떤 인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7년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손흥민을 향한 조롱으로 현지 팬 2명이 경기장에서 출입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 올해 초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한 팬을 영국 기자가 직접 구단 측에 알리기도 했다.
같은 소속팀 토트넘의 대니 로즈도 지난달 몬테네그로와의 2020 유로 예선 원정경기에 출전, 인종차별을 받아 논란이 됐다. 선수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보기 드문 동양 선수들에게 가해진 인종차별이 손흥민에게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했을 리는 없다. 대니 로즈는 잉글랜드 당국의 태도에 더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토트넘의 대니 로즈.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손흥민은 대니 로즈 사건에 대해 “아직 이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가끔은 누군가에 무엇을 이야기 할 때 더 나은 타이밍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대니 로즈가 우리에게 이 얘기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들어줄 것이다. 선수, 동료, 같은 인간으로써 우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 토트넘은 맨유와의 웸블리 경기에서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조사를 하기도 했다. 또 라힘 스털링과 대니 로즈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관중들의 인종차별 발언과 원숭이 흉내 등의 모욕을 당한 스털링은 후반 36분 잉글랜드의 5번째 골을 넣은 뒤 두 손으로 귀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경기 이후 그는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입을 닫게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 이라며 해당 사진을 올렸다. 잉글랜드는 5대0으로 크게 이겼다.
대니 로즈는 이 상황에 대해 당시 “당장 경기장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몬테네그로 팬들의 인종차별 발언에 귀를 막는 세리머니를 한 스털링. |
맨시티 스털링 역시 토트넘전을 앞둔 챔스리그 공식 인터뷰서 “경기장을 떠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이왕이면 경기에서 이겨 더 큰 상처를 남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내가 무슨 큰일을 할수 있겠는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그저 나는 끊임없이 이야기해 공감대를 놓이고자 한다. 흑인인 것이 자랑스럽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스털링은 문제가 있을 때 마다 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토요일 인종적 다양성 스포츠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스포츠맨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수상 소감 대신 얘기했다.
영국 축구협회는 최근 끊임없는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팰리스의 자하 역시 “다이빙 멍키(원숭이) 같다”는 인종차별 발언을 뉴캐슬 팬들에게 받았다. 자하가 인종차별을 받은 것은 공식적으로 2번째다. 지난 번에는 아스날팬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인종차별은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하위리그로 내려갈수록 더 심각하다. 위건 애슬레텍, 브렌튼 포드 등 여러 팀들이 서포터즈들의 인종차별 언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축구 협회 규정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의 행동은 그 팬이 속한 조직이나 팀에서 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토트넘과의 챔피언스리그전을 앞둔 맨시티의 스털링,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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