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경찰 유착이 핵심..검찰이 수사해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경찰이 강남 유흥클럽 ‘버닝썬’ 사건을 두 달 이상 수사했는데도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에 대한 수사가 게걸음을 띠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감지된다.
특히, 버닝썬 뒤봐주기 의혹을 받는 ‘경찰총장’ 등 권력층에 대한 수사도 미미해 애초부터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것’ 자체가 오류란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는 버닝썬 사건을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수사 지휘를 지속하고 있다.
광수대는 승리에 대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등 이용 촬영) 위반 △성매매알선등처벌에관한법률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수사해온 광수대는 승리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가수 정준영 씨와 김 모 씨를 구속시켰다.
최근에는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와 이모 공동대표와 버닝썬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인 ‘린 사모’의 국내 가이드 안 모 씨 등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또 가수 로이킴을 음란물 유포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승리와 정 씨 등이 대화를 나눈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문재인 청와대 출신의 윤모 총경에 대한 수사는 답보 상태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선 버닝썬 사건은 ‘승리가 승리(win)한 게 아니냐’는 경찰을 비꼬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관악구 신림동 일대 유흥주점에서 업주들로부터 향응을 받은 경찰이 적발되면서, 경찰의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 혐의로 서울관악경찰서 강모 경위 등 2명을 입건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버닝썬 수사를 계속한다고 해도, 경찰 유착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 중론. 김학의 전 법무 차관 의혹을 과거 검찰이 두차례 수사해도 무혐의 결론내린 것을 미뤄, 이번 버닝썬 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외손녀인 황하나 씨도 유착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앞서 세차례 마약 관련 수사에도 무혐의 및 기소유예로 처리된 바 있기 때문이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버닝썬 사태는 업주와 경찰과 유착 관계가 핵심인데, 경찰이 수사를 하고도 지금까지 밝히지 못했다면 검찰이 수사하는 게 맞다”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에 부족한 점도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