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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수익률을 밑돌면서 일드커브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은 다음 경기 침체기에 대한 초읽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비중있게 보도했다.
더글러스 피블스 얼라이언스번스틴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수익률 곡선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미국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도 지독하게 변덕스러운 주식시장은 지난 9번의 경기 침체 중 5번을 예측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률곡선 그 자체의 경기 예측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꾸준한 경제 성장의 신호는 수익률 곡선을 긍정적인 영역으로 다시 돌려놓고 있고,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수익률 곡선을 왜곡하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다.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마드 엘 에리안은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수익률 곡선의 신호는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수익률 곡선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자체의 작은 결함으로 인해 수익률 곡선의 예측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UBS의 세스 카펜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익률 곡선을 무시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지만, 경기 침체가 오고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일본, 영국, 독일은 모두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있었지만 경기 침체를 겪지 않았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률 곡선에 대한 선입견이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카스퍼 엘름그린 주식투자최고책임자는 "시장이 지나치게 그것에 집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뉴욕 연은 총재와 재무부 장관을 지내고 블랙록의 수석 고문을 지냈던 피터 피셔 다트머스대학교 터크경영대학원 교수는 수익률 곡선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피셔 교수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 또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은행들의 대출 의지를 꺾는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은 단기 금리에 묶여 있는만큼 장기 금리가 자금 조달 비용보다 낮아지면 은행의 대출 유인은 사라진다. 이 현상은 경제 전체로 확산되어 불황으로 이어진다.
반면 미 연준의 고위 관리들은 채권 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익률 곡선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과거 수익률 곡선 역전이 경기 침체의 예측 변수라고 생각되는 이유 중에서 오늘날 적용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도 수익률 곡선 역전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때문이라며 침체의 전조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연준의 낙관적인 시각에 대해 피셔 교수는 연준이 유일하게 예측한 불황은 1980년대 초 당시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렸던 때라고 지적했다.
피셔 교수는 연준과 시장이 경기 위험 요인들에 대해서 무사 안일주의에 빠질 것을 우려한다. 그는 "수익률 곡선은 그 자체로는 정확히 반복되지 않지만, 리듬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연은 모형이 예측한 미국이 1년 안에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29%로, 2007년 초 이후 가장 높다.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이 확률은 과거 발생했던 7번의 경기 침체의 1년 앞서 측정된 침체 가능성 중에서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과 실제 경기침체 사이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게 사실이다. 가장 짧았던 기간은 1957년 경기 침체가 역전이 발생한 뒤 1분기 내에 발생한 것이었다. 평균 지연 기간은 5분기이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년이 걸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연준은 현재 금리 인상을 보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이 느려지고 있는 것이지 붕괴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연준은 미국의 경기 확장 속도가 아주 조금 느려질 것이라며, 올해 2.1% 내년과 후년에는 1.9%, 1.8%의 경제 성장률을 전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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