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앞두고 군에서 사실상 관리 불가
[서울=뉴스핌] 윤혜원 하수영 기자 =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한 현역 육군 소령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10시40분 쯤 소령 A씨는 BMW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 춘추관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A소령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차량 차단장치(델타)를 들이받고 멈춰선 후 차량에서 내려 도주하다 검거됐다.
경찰 로고 |
경찰 101경비단은 A소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인계했다. 경찰은 A소령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전 4시30분 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에 A소령을 넘겼다.
앞서 A소령은 청와대 춘추관 뿐 아니라 여민관 출입구 등에서도 당일 오후부터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군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어 정확한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A소령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소령은 육사 54기 출신으로 곧 전역을 앞두고 전직교육지원반에 소속돼 사실상 군에서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군에는 전역을 앞두고 일정 기간 동안 사회에 적응하고 직업을 찾기 위해 복지혜택으로서 부여하는 기간인 ‘전직교육지원반’이라는 것이 있는데 A소령은 바로 이 전직교육지원반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직교육지원반에 소속되는 기간은 개개인의 복무 기간에 따라 다른데, A소령이 언제부터 전직교육지원반에 소속돼 있었고 언제까지 소속될 예정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A소령은 개인적 사유로 인해 충격을 받고 우울증 치료를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육군은 이번 사안이 A소령의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육군은 아직까지 A소령이 현역부적격 처리가 되지 않은 채 현역으로 복무 중이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육군 관계자는 “군에서 김 모 소령의 우울증 이력을 아예 몰랐던 건 아니다”라며 “우울증이 있어서 정신과 치료를 한 적이 있다고 바로 자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젯밤에 발생한 사건이고 새벽에 인계를 받았기 때문에 아직 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현역 부적격, 처벌 등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향후 조사 결과를 별도로 발표할 지도 조사 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