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문제담당상으로 뉴욕·워싱턴 방문 계획
스가, 연호발표·입관법 개정 등 존재감 늘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5월 미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고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뉴욕·워싱턴을 방문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새 연호 레이와(令和) 결정 당시, 연호 발표라는 상징적인 장면을 맡기도 했다. 신문은 "스가 관방장관의 노출 빈도가 늘어나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4월 1일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관방장관은 내각의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외국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2012년 취임한 이후, 2015년에 괌을 한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이전에는 2003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당시 관방장관의 중국 방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신문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오는 5월 뉴욕 유엔(UN)본부에서 열리는 회합에 납치문제담당상으로 참석한다. 워싱턴에서는 미국 정부 관계자와 회담도 검토하고 있어, 국제사회와 미국 측에 납치문제 조기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다. 일본 국회 허가를 얻게 되면 방문 일정은 5월 연휴 초가 될 전망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2018년 10월 내각 개조 당시 납치문제담당상에 취임했다. 이후 니가타(新潟)나 오키나와(沖縄)현 등 각지에서 열린 납치문제 관련 집회에 참석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며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스가 관방장관이 미국에 방문하는 것도 미국과의 향후 대응을 맞추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납치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보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북한으로선 미국의 의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새 연호 발표 당시 '레이와'가 적힌 글자판을 들었다. 새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장면을 맡으면서, 그의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스가 관방장관은 발표 전날 총리관저 기자회견실을 방문해 글자판을 드는 각도 등을 몇번이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간부 중 한 사람은 "이걸로 스가 관방장관도 단숨에 '시대의 사람'이 됐다"며 "총리도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스가 관방장관 전에는 헤이세이(平成)의 시작을 알린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당시 관방장관이 있다. 그는 이후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총리로부터 물려받은 파벌을 '게이세이(経世)회'에서 '헤이세이연구회(平成研究会)'로 바꾼 뒤 총리 자리에 올랐다.
신문은 스가 관방장관이 노출 뿐만 아니라 "내정 면에서도 정책결정 전면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출입국관리법 입법을 주도한 것도 스가 관방장관이다. 지난해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법개정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 역시 스가 관방장관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요금 인하를 위해 이번 국회 중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성립시키려 하고 있다. 거대 이동통신사도 요금 인하를 위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