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독일 국채시장이 또 한 차례 경고음을 냈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를 반영하는 일드커브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으며 미국에 이어 역전될 조짐이 포착된 것.
앞서 10년물 수익률이 2016년 이후 재차 ‘서브 제로’ 영역에 진입한 데 이어 같은 만기의 일본 국채 수익률을 뚫고 내리며 거시경제 향방에 대한 적신호를 보낸 뒤 또 한 차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미국과 독일의 3년물 및 10년물 국채 일드커브 [출처=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독일 3개월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45bp까지 좁혀졌다. 이에 따라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와 거리를 불과 2bp로 좁혔다.
장단기 금리 차이는 연초까지만 해도 100bp 내외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통화정책 회의 ‘서프라이즈’ 이후 가파르게 축소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파 발언 및 독일 경제 지표 둔화 역시 시장 지표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런던 소재 ADM 인베스터 서비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오츠왈드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독일 일드커브가 앞으로 더욱 가라앉을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유럽 주요국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어 당장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반면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지난 2007년 미국 일드커브가 역전된 뒤 독일 역시 같은 전철을 밟았고, 이후 금융위기가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독일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0.53%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날 마이너스 0.05% 선에서 거래된 10년물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 3개월물을 뚫고 내릴 경우 독일 경제가 심각한 침체 리스크를 맞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4분기 제로 성장으로 간신히 침체를 모면한 독일 경제는 연초 이후에도 뚜렷한 하강 기류를 연출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기준 1.4%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인 1.6%와 ECB의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 경기는 수축 국면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7을 기록했다.
신규 주문과 고용, 출하, 재고 등 제조업 경기 전반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지수는 50일 기준으로 확장 국면과 수축 국면으로 구분된다. 이 밖에 4월 소비자신뢰지수도 10.4에 그쳐 시장의 기대치에 미달했다.
한편 최근 독일과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역전됐을 때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잃어버린 10년’을 경고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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