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SK케미칼 부사장 영장 발급한 송경호 판사 안용찬 구속심사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김철 SK케미칼 부사장 수사 임박 관측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애경산업에 제조·공급한 혐의로 구속된 박철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부사장 구속에 이어, 이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시중에 판매한 애경산업의 전 안용찬 대표가 구속될지 주목된다.
유해 원료를 제조·공급·판매 한 피의자들이 모두 구속될 경우, 검찰이 김철 SK케미칼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대해 수사에 나설 공산이 커 보인다. 김 사장과 최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상태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30분 검찰이 안 전 대표와 전직 애경산업 임원인 이모·김모·진모씨의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철 부사장을 구속시킨 판사로, 지난 14일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태원 회장 등 형제 경영진 4명이 지난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응원 도중 우승을 기원하는 ‘엄지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원 부회장, 최신원 회장,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사진=SK그룹] |
안 전 대표 등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4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나 아무 말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들의 구속심사 결과는 이날 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를 애경산업에 공급하고, 이를 애경산업이 제품화 해 ‘가습기메이트’를 시중에 판매했다.
이와 함께 SK케미칼에 이들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필러물산의 김 모 전 대표 등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은 ‘필러물산→SK케미칼→애경산업’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습기 살균제 특별구제 대상은 총 2010명이다. 피해자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피해자 규모는 증가할 전망이다.
최창원 씨는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SK케미칼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 지주회사를 통해 SK케미칼과 SK가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과 별도의 지주사지만,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구속으로 인해 최태원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SK의 ‘사회적 기업’ 이미지에 금이 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통상 검찰 수사가 고발인과 참고인 등 주변부터 수사를 시작해 피의자 조사를 거쳐 정점으로 향하는 것을 미뤄, 피고발인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김철 SK케미칼 사장에 대한 수사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