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익스체인지 "재고 문제로 가격 하락 계속될 것"
삼성·SK 실적 '빨간불'...일각선 감산 가능성 제기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재고 문제가 가격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메모리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효율적 운용으로 수급 균형을 맞춰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10나노미터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로 생산한 16Gb 용량의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
2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D램 평균거래가격(ASP)이 올 3분기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1분기에도 재고 과잉으로 D램 가격 하락이 계속돼 ASP는 20% 이상 떨어졌다"며 "공급 업체들은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 하락 정책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모바일용 D램 가격 하락세는 완화되는 반면 서버용 D램 하락폭이 줄지 않아 2분기에도 ASP가 20%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용 D램의 주요 수요처인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 일부가 3월부터 발주를 시작했지만 구매 건수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3분기에도 10% 정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속된 가격 하락에도 재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은 '수요를 자극할 만큼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가격 하락이 탄력적 수요 증가를 촉진시켜 저점을 앞당겨 왔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원리가 동작하고 있지 않다"며 "작년 하반기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았고, 가파른 판가 하락에도 수요를 자극하기에는 가격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로 인해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5조6000억원)보다 60%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약 70% 줄어든 1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산으로 재고 조절과 수급 불균형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당장 감산 정책을 내놓기 보단 효율적 운용에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데이터센터들의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마이크론이 감산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고객사 수요와 재고, 전략 등을 모두 고려해 정합성을 맞춰 해결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수급이 균형을 잡으면서 시황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인위적으로 물량을 조절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한국 반도체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