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필요하다면 금리인상 시기를 또다시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컨퍼런스에서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 시기를 늦췄던) 3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가 새로운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경제 수용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인플레이션 안정 목표치를 ‘2% 부근’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정책회의에서 ECB는 당초 올해 여름으로 잡았던 금리인상 시기를 올해 말로 늦췄다.
ECB는 2011년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상최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ECB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도구를 써버려 추후 경기하강 시 활용할 옵션이 없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ECB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모든 통화정책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도구가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하락하는 소프트패치(단기적 경기 후퇴)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심각한 경기위축의 전조 증상이 아니라며 낙관했다.
그는 “1970년 후 유로존의 네 차례 경기 확장 사이클이 나타나는 동안 소프트패치가 50회 발생했으나 경기침체는 단 두 차례만 일어났다. 현재 유로존 경제는 2016년과 유사한 상황으로, 당시 세계무역 위축으로 소프트패치가 초래됐지만 유로존 경제는 내수를 기반으로 대외 악재로부터 회복세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앞서 ECB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1.7%에서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인플레이션도 주춤하자 ECB는 3월 초 값싼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저금리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계획을 발표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늦춘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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