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지속해야" 사내 이메일로 소감 밝혀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26일 퇴임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사내 이메일을 통해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이날 위 행장은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격식 차린 분위기 속에서 이임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었다"며 "신임 은행장이 첫 포부를 밝히는 취임식에 더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이메일로 소감을 전하는 이유를 전했다.
그는 "어쩌다보니 운 좋게 은행장에 오르는 '가문의 영광'을 누렸다"며 "선배들의 피땀 어린 열정, 주주와 고객들의 믿음 덕분이라는 것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경영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영진들은 넓은 시야로 큰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때로는 과감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짧은 호흡으로 당장의 1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해 2등이 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위 행장은 또 "자부심을 갖고 어디에서 무슨 업무를 하든 그 분야의 최고가 돼라"며 "은행장은 바뀌어도 되지만 '저 사람은 신한에 없으면 안 된다'는 직원이 돼라"고 당부했다.
특히 디지털 혁신을 지속해갈 것을 당부했다. 위 행장은 "2년 전 돈 안 되는 디지털을 너무 강조한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소신을 갖고 양보하지 않고 밀어붙였다"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뱅킹 서비스는 여러 이종사업자가 누구나 자기 플랫폼에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제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려고 한다"며 "트레킹하며 직장생활 돌아보기, 요리를 배워 가족들에게 음식 만들어주기, 애완견을 길러 내 편 하나 만들기, TV 보면서 실없이 웃고 울기 등 일상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도 즐길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아침에 눈을 뜨면 포털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할 것"이라며 "저에게 줬던 헌신과 사랑은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은행장에게 아낌없이 주시라"고 덧붙였다.
[사진=신한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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