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유미코에 대한 감사 '주먹밥' 일화와 함께 소개
"감사인사 아냐…사죄라면 이해" 모 트윗에 팬 분노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현역 시절 무려 4367안타를 때린 일본의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47)가 최근 은퇴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아내에게 전한 감사인사가 뒤늦게 논란이다. 한 트위터리안이 이치로의 말은 아내를 위한 인사로는 부적절하며, 사죄여야 마땅하다고 ‘딴죽’을 걸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maromiso’라는 계정을 사용하는 일본인 트위터리안은 전날 치러진 이치로의 은퇴 기자회견 중 나온 '주먹밥'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은퇴 인사를 전하는 이치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치로는 은퇴 기자회견 당시 아내 유미코(54)에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주먹밥 이야기를 꺼냈다. 이치로는 "아내가 제일 애써줬다. 제가 미국에서 안타 3089개를 때렸는데, 홈경기 전 아내가 매번 주먹밥을 해줬다. 족히 2800개는 될 거다"며 "내심 3000개를 채웠으면 했다. 분명 아내도 그랬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에 대해 ‘maromiso’는 “뒤틀린 생각이라 미안하지만, 노벨상 시상식에도 매번 나오는 이런 인사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감사가 아니라)사죄라면 이해가 간다. 아내는 남편의 성취감이나 감동을 절대 맛볼 수 없다. 대단히 불평등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 트윗에는 25일 현재까지 2422개의 ‘좋아요’가 등록됐다. 2050회 넘게 리트윗도 됐다. 찬동하는 의견도 소수 있지만 대부분은 이치로를 두둔하는 글이다.
“굉장히 비뚤어진 사고”라고 비꼰 한 트위터리안은 “유미코는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이치로와 결혼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 아내의 결단과 삶의 방식을 당신이 뭔데 평가절하하냐”고 따졌다.
아내에 대한 이치로의 감사인사를 비판한 트윗 [사진=트위터 캡처] |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본인도 아니면서 ‘성취감을 못 느낀다’고 대변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이치로가 인사한 건 아내와 함께 위업을 달성한 데 대한 감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주부는 “가족을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감사 인사다. 사죄 따위가 아니다”며 “‘고맙다’ ‘맛있다’ 등 인사만으로 제 노고가 보상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로는 지난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2019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 직후 은퇴를 발표했다.
1991년 드래프트 4라운드 41순위로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입단한 이치로는 9시즌 통산 951경기에 나서 4098타수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 199도루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타격천재다. 통산 타율은 0.353이며 출루율 0.421, 장타율 0.522를 기록했다. 한 시즌 200안타 돌파(1994, 210개), 7년 연속 수위타자(1994~2000),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타율(비공식) 등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른 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에서 19시즌(시애틀 매리너스→뉴욕 양키스→마이애미 말린스→시애틀 매리너스)을 뛸 동안 이치로는 2653경기에 나서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 780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은 0.311이며 출루율은 0.355, 장타율은 0.402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도 강한 선수로 회자된다.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레이저 송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장면은 지금도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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