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중국의 야심찬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첫 G7(선진 7개국) 국가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AP통신은 주세페 콘테 총리가 미국, 유럽의 반대와 이탈리아 내부의 우려에도 이 같은 약속을 내세웠다고 다음 날 보도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미국·EU, 이탈리아 일대일로 참여에 '난색'
유럽 순방에 나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를 방문할 때, 양국은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회에서 콘테 총리는 MOU 서명이 전략적인 대서양 동맹 및 유럽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있어 이탈리아의 입장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MOU의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지난 몇 달 동안 모든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MOU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않고 있으며, 이탈리아를 거대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는 "지금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무역을 최우선적으로 재조정하고 싶다. 이탈리아의 대(對) 중국 수출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새 공항과 수출 통로를 갖게 될 것이며, 이는 분명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떠한 기회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경계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구상 참여를 반대해왔다. 미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해왔다. 앞서 백악관 관계자도 일대일로 구상을 중국의 "허영심(vanity) 사업"이라고 언급하며, 이탈리아의 참여를 경고한 바 있다.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일대일로 MOU를 두고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MOU 체결이 이탈리아 산업을 훼손하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립여당인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 의원들도조차 이탈리아와 파트너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조건부로 MOU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동맹의 대표이자 부총리 겸 내무장관인 마테오 살비니는 "중국인들이 철도와 항구에 투자하고 싶다면 그것은 좋다.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가 통제를 할 수 있는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비니 총리는 이탈리아 안보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이탈리아가 중국에 항구 4곳을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이탈리아 항만 투자가 유력시되는 곳은 제노바와 팔레르모, 트리에스테, 라벤나다. 시 주석은 이주 팔레르모 항구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항구 4곳 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바로 트리에스테다. 슬로베니아와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트리에스테는 지중해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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