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경제 석학들이 경기 침체 경고에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10년 장기 호황을 점쳐 시선을 끌고 있다.
추가적인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미국 경제가 탄탄한 장기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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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르면 1~2년 사이 미국 경제가 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투자 구루들의 진단과 커다란 괴리를 보이는 백악관의 판단이 오히려 실물경기 하강 리스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경제자문위원회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 경제가 올해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한편 10년간 연 2.8%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하는 장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1.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2020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과도 상반되는 것이다.
주요 외신과 투자자들은 백악관의 경기 진단이 비현실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경기 호황을 점치는 근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경제자문위원회는 미국 경제가 추가적인 세금 인하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르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이 세금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규제 완화 역시 하원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7년 말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으로 인해 불어난 연방정부의 부채는 1조5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억만장자 짐 로저스를 포함한 큰손들은 미국의 눈덩이 부채와 재정적자가 다음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백악관이 이번 보고서에서 밝힌 미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케빈 하셋 경제자문위원장은 보고서에서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패배가 예상될 경우 경제 펀더멘털에 복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 경기 부양책이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이 투자자와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 번질 경우 투자와 고용 및 소비가 위축, 경기 한파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는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제시, 앞서 예상했던 2.0%에서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또 미국 경제의 하강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밝힌 응답자가 84.2%에 달했고, 특히 무역 정책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