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30년간 장기 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는 20일 자로 사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는 나에게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올해는 내가 이 나라의 최고위직을 맡은 지 30년이 되는 해이며 국민은 나에게 독립 카자흐스탄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되는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카자흐스탄 법률에 따라 카심-조마르토카예프가 상원의장이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78세인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1989년 공산당 제1서기, 이후 대통령으로서 카자흐스탄에서 장기 집권해 왔다. 1990년대 경제적 혼란을 이겨내며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30년간 치러진 다수 선거에서 대통령직을 지켰다. 지난 2015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97.7%의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안보위원장직과 누르오탄당의 대표직을 유지해 정계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는다. 가디언은 이 같은 계획으로 볼 때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은 인구 1800만 명의 국가지만 대륙 규모로 보면 세계에서 9번째로 크다.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맞닿아 있고 동쪽에는 중국이 자리 잡고 있으며 막대한 양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RIA 통신에 따르면 발렌티나 매드비옌코 러시아 상원 대변인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사임이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사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어떻게 권력을 포기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푸틴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승자독식 정치 제도에서 나이 들어가는 대통령이라는 유사한 입장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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