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외이사의 책임과 역할 담은 가이드라인 발간 예정
이사회와 주기적 소통에 지배구조 위험 책임 근거로 활용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 이사의 역할과 책임을 담은 이사회 핸드북을 곧 내놓는다. 앞서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평가를 담았던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불발되면서, 금융당국은 이번 핸드북을 통해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동시에 규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사회 핸드북’을 올 상반기중 발간할 예정이다. 이사회 핸드북에는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책임과 역할이 담길 예정이다. 금융감독당국은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살필 때나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 등에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이번 이사회 핸드북은 사외이사의 자기권력화,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낙하산 등 외부 입김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사회의 역할 △이사회 구성, 자격요건, 선정 △리더십 구조 △사외고문 및 자문이사 △운영 △이사회의 책임 △이사의 개인 책임 △사업계획 이사회와 경영진 역할 △위험 관련 이사회와 경영진 역할 등 항목을 담았다.
이 가운데 이사회가 CEO 임기만료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핵심후보군 2~4명을 선정하는 CEO승계프로그램을 운영케 하는 내용은 확정됐다. 또한 이사들이 CEO선임 절차와 이사회 구성과 운용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잘 지키도록 하는 책임도 담겨있다. 이사회 핸드북은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금감원이 현장에서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사외이사들이나 이사회 의장 등과 주기적으로 만나, 지배구조상 위험 등 의사를 적극 전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보다 구체적으로 이사회 핸드북을 근거로 이사회가 지배구조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고 제대로 관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앞서 하나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직접 만나 '함영주 은행장의 법률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사외이사의 외부평가제를 포함하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만들었지만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가로 막힌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으로선 이사회 핸드북이 이사회 기능 강화와 관리를위한 사실상 현실적인 수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사회 핸드북은 바람직한 지배구조의 토대이자 최소한의 ‘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