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중국으로부터 구조적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콘 전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공영 라디오방송 프리코노믹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간 부진했던 증시를 견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이라는 성과가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보호주의 보좌관들의 잘못된 조언으로 백악관이 혼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주도의 중국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능력이 없다며, “중국의 시장 개방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 지식재산을 훔치고 저작권을 침해하면 이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어떤 이행장치가 가능하며 어떤 징벌적 조치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협상이 급하지 않다. 실패하더라도 언제나 기회는 있다”고 말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조만간 만나 합의문에 서명하고자 하는 의향을 표했다.
찰스 슈머(민주·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국이 중대한 양보를 제시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협상장을 걸어나갈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콘 전 위원장은 재임 당시 태양광 패널과 철강 등에 관세를 부과하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하려 노력했으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등 보호주의 강경파들에 밀려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를 둘러싼 대통령과의 전쟁에서 매일 패배했다. 30세부터 보호무역주의로 일관해 온 74세의 대통령을 설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콘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발표한 직후 사임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바로 국장과 로스 장관이 정상적인 채널을 무시하고 주최한 산업 수장들과의 회의 후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바로 국장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 관세 무기를 신봉하는 유일한 경제학 박사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콘 전 위원장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은 지지하지만 관세로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관세 공격에도 미국이 사상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대중 무역적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왼쪽)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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