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영국 정치권 혼란에 파운드화가 널뛰기를 연출하고 있다.
정치권 기류에 따라 주요 통화에 대한 파운드화 환율이 급변, 런던을 중심으로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현기증을 호소하고 있다.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일반적으로 외환 딜러들은 옵션 거래를 통해 특정 통화의 급변동에 다른 리스크를 헤지하거나 이를 이용한 차익을 올리지만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사방으로 엇갈린 현 상황에는 파생상품을 이용한 베팅조차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1% 내외로 급락, 달러/환율이 1.3달러 선을 뚫고 내릴 움직임을 연출했다.
앞서 달러화에 대해 0.5% 가량 오르며 1.3088달러에 거래됐던 파운드는 정치권 움직임에 발작을 일으켰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 수정안의 의회 통과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던 파운드화를 꺾어 놓은 것은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의 발언이었다.
그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의 통관과 관련한 이른바 ‘안전장치’를 영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는 장치가 수정안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다툼에 곤욕을 치르는 것은 환시 트레이더들이다. 파운드화의 단기 흐름을 종잡을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옵션을 이용한 리스크 헤지 역시 적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파운드화의 내재변동성은 11일 15.8에서 이날 장중 26.9까지 치솟았다.
인베스코의 폴 잭슨 멀티애셋 리서치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옵션 거래 흐름을 근거로 볼 때 환시 트레이더들이 파운드화의 급등락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시 상황이 말 그대로 악몽”이라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최선의 전략은 파운드 거래에서 발을 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더들이 파운드화의 단기 급변동을 겨냥해 차익을 올리려는 베팅을 시도하고 있지만 환율 방향이 빗나가면서 백기를 드는 실정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