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 美 대북 전문가 인터뷰 인용 보도
“실무 협상 충분히 이뤄진 뒤 정상회담해야 실패 않을 것”
“정상 간 합의도 결렬, 실무협의 무슨 소용” 부정적 의견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실무회담 등 추가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은 “다시 정상회담을 한다면 그 전에 실무협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대북전문가들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정상 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한다 해도 쉽지는 않겠지만, 만일 하게 된다면 작은 부분(스몰딜)부터 천천히 합의를 해서 이후에 있을 3차 정상회담 전 실무진 간 충분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실무 협상을 통해 작은 부분부터 합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전 보좌관은 “만일 이후에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한다면 그 전에 실무차원 합의부터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위해선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전문적 수준의 준비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인혼 전 보좌관은 이어 “정상회담에선 이미 (실무진이) 약속한 최소한의 합의 외엔 얻을 수 없다”며 “미북 두 정상이 지금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고 다시 회담 결렬의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정상회담 전에) 사전에 (실무진 간) 충분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전 주한 미국대사) 역시 “북미 양국이 이미 합의한 내용부터 실무협상에서 다루는 등 스몰딜부터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티븐스 소장은 ‘북미 간 실무 협상을 한다면 어디까지 논의가 가능하겠느냐’는 RFA의 질문에 “정상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협상가들의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협상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어 “하지만 협상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비핵화의 정의를 좀 더 명확히 하고, 북미가 더 넓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협상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소장은 그러면서 “북미가 그렇게 비전을 공유했다 해도, 세부사항을 정하거나 조치를 이행하는 데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스몰딜(작은 합의)부터 차근차근 다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또 “북미 양국이 비핵화 실무협상에 돌입했을 때 논의할 '스몰딜'로는 이미 북미 양측이 합의한 핵‧미사일 실험의 중지나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제도화하는 것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 가운데는 “정상회담이 결렬됐는데 실무진 간 협상을 다시 한다고 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북한전문가는 “정상 간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는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혹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나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가 만나 과연 무엇을 합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다.
테드 카펜터 카토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북 (실무)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양측이 더 큰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 전망은 좋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아직 회담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한과의 정기적인 접촉은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5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측과 대화가 이어지고 있느냐’는 RFA의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접촉은 유지 중”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