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인도·파키스탄 긴장 고조 상황서 집중조명
스쿼시 선수 와지르 “한때 가족까지 탈레반 위협”
[서울=뉴스핌] 정윤영 수습기자 = 인도와 맞붙은 파키스탄은 ‘세계의 화약고’다. 최근에는 영토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빈발하고 있다.
지난 2월14일에는 자살폭탄테러로 인도 경찰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는 48년 만에 파키스탄을 공습하는 등 양국 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제올림픽 위원회(IOC)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파키스탄 스쿼시 선수 마지아 와지르(28)를 집중 조명했다.
현재 와지르는 IOC와 협력해 파키스탄 여성 선수들의 역량 증진 및 권익 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의 자유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파키스탄은 2017년 기준 189개국 중에서 성불평등지수(GII) 최하위권인 150위인 0.541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는 점수가 0일때 완전 평등, 1에 근접하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에는 파키스탄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노출사진을 올렸다가 친오빠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가 그가 밝힌 ‘명예 살인’의 이유다.
IOC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 여성 와지르. [사진= IOC] |
와지르도 자유롭지 않았다. 그는 IOC와의 인터뷰서 “나는 탈레반 본부가 있는 지역 출신이다. 여성들은 여기서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 스포츠는 고사하고 외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방의 네 개의 벽에 갇혀 가족을 돌봐야 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았다. 나를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아버지가 있었다. 내가 12살 때 아버지는 외출을 삼가라는 말 대신 스포츠를 알려주며 용기를 키워주셨다"고 말했다.
탈레반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일도 공개했다. 와지르는 “나뿐만 아닌 가족들 마저 탈레반으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았다. 나는 3년 동안 공공장소에서 스쿼시를 할 수 없었지만, 그동안 침실 벽을 이용해 연습하며 돌파구를 찾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로부터 답장이 왔다. 이들은 나의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와지르는 "나는 오늘도 늘 응원해주셨던 아버지와 스포츠를 통해 기적을 이룬 것 같다. 스포츠는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 줬다. 나는 더 나은 인간이 됐고 전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IOC 여성 스포츠 위원회 회원이기도 하다. 여성선수들이 직면하는 문제와 어떡하면 보다 안전한 환경을 제공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적극적이고 강한 여성 운동 선수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은 내게 영감을 준다. 또 나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도 파키스탄 카슈미르 접경지에서 양국군의 포격전으로 민간인 포함 최소 7명이 숨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탈레반은 무엇?
탈레반은 1994년 10월, 2만5000여 명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결성한 수니파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을 가리킨다. 탈레반은 과도정부인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하면서 일상 상업 활동을 재개, 전통적인 아프가니스탄 가문의 지지를 얻었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