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중금리 대출 비중 26.6%...5대 시중은행 평균의 2배↑
연체율, 은행권 최고수준...'중금리 활성화' vs '부실 우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내달 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확충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형 키우기'에 나선 것. 다만 출범 취지인 '중금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과 동시에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케이뱅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26.6%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평균치인 13.2%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펼친 영향으로 케이뱅크는 최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상품을 신규 출시하고, 한도와 가산금리 체계를 개편했다.
우선 지난달 21일부터 '슬림K 신용대출'의 한도 혜택을 크게 늘렸다. 슬림K 신용대출은 1금융권 중신용 상품 중 가장 높은 한도(5000만원)를 자랑하는 케이뱅크의 대표 상품 중 하나. 신용평가 기준을 변경해 중신용 고객이 이전보다 더 높은 금액을 더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동시에 각종 우대금리 항목을 설정해 최대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저신용자(7~8등급)를 대상으로 한 쇼핑머니 대출 '케뱅페이'도 지난달 1월부터 판매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이점을 살려 은행 대출 고객의 스펙트럼을 종전 1~6등급에서 1~8등급까지 확대하기 위함이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케뱅페이' 역시 출시한 달 만에 신청 건이 1만여건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출범 취지에 맞게 중신용자에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며 "정교하게 만들어진 자체 신용평가모형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 적격성 이후 자본금이 더 커지게 되면 보다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케이뱅크의 이 같은 적극적인 영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금리 대출의 경우 실행보다 관리가 중요한데 이미 연체율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케이뱅크가 자칫 속도조절에 실패할 경우 '부실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단 지적이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팀장은 "케이뱅크의 경우 연체율이 이미 높은데 이는 결국 기본적으로 대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상황에 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대출관리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은 0.64%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인터넷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연체율이 0.13%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시중은행과 달리 부실채권 매/상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중금리 대출을 적극 취급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