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과의 실질적 외교채널인 예루살렘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공식 폐쇄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에 통합하기로 결정하자, 팔레스타인 측에서 미국은 평화협상 중재자 가격이 없다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외교 업무를 담당하던 예루살렘 주재 총영사관 지위를 강등하고 이스라엘 대사관 산하의 ‘팔레스타인 부’(Palestinian Affairs)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외교 업무는 데이비드 프리더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총괄하게 됐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운영 상의 효율성을 위해 이뤄진 것이며, 미국의 외교 활동과 영사관 서비스는 전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예루살렘과 서안지구,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주권 경계는 당사국들 간 협의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리 예고한 것으로, 당시 이에 대해 사엡 에레캇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두 국가 해법보다 이스라엘에 유리한 해법을 찾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치권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미국 정부가 친(親)이스라엘 편향 움직임을 보여 평화협상의 중재자가 될 수 없다며, 미국과의 외교적 접촉을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위한 미국의 노력도 거절해 왔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 수도로 여기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 전쟁에서 병합한 동예루살렘까지 포함해서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영속적이고 분리할 수 없는 수도’로 간주하고 있다.
폐쇄 결정이 내려진 미국의 예루살렘 주재 팔레스타인 총영사관 앞에서 미국 성조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