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2012년 12월 시작된 이번 경기 확장세가 올해 1월로 6년 2개월을 기록하며 2002~2008년 ‘이자나미 경기’(6년 1개월)을 넘어 “전후 최장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주장에 의문이 든다. 중국 경제의 둔화를 배경으로 생산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월 말 발표된 1월 광공업생산지수(속보치)는 전월비 3.7%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생산에 대한 기조판단도 종래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에서 “생산은 답보하고 있다”로 하향조정됐다.
업종별로는 중국의 경제 둔화 영향으로 자동차 공업의 생산이 감소했고, 전기·정보통신기계 공업과 생산용기계 공업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생산지수 동향 [사진=일본 경제산업성] |
이에 민간 이코노미스트 사이에서는 “경기 확대는 정말로 전후 ‘최장’을 기록했는가”라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다이이치(第一)생명 경제연구소의 신케 요시키(新家義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확대가 전후 최장을 기록했다고 보도됐지만, 뒤집어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UFJ 리서치&컨설팅의 고바야시 신이치로(小林真一郎) 수석 연구원도 “지난해 10월이 경기 확대의 정점이었다”며 “전후 최장이라는 게 허상에 그치고 말 것이란 것도 예상 가능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일본 내각부가 오는 7일 발표하는 1월 경기동향지수도 전월 대비 크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동향지수는 경기의 확대나 후퇴를 판단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지난 12월에도 경기 현상을 나타내는 동행지수가 102.3으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도 97.9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내각부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의 기조판단도 전월까지의 “답보”에서 “하방으로의 국면 변화”로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전후 최장 경기 확대”는 어디까지나 일본 정부의 견해이며, 최종적인 경기 확장 판단은 약 1년 후 열리는 전문가 회의에서 확정한다. 향후 경제지표 악화가 이어지면 경기 확대가 1월보다 이전에 끝났다는 견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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