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주식펀드로 12주만에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자 펀드에서 발을 뺐던 투자자들이 ‘사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책자들이 무역 협상에 진전을 이루면서 관세 전면전이 재개될 위험이 일정 부분 완화된 상황도 매수 심리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로 91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11주 연속 이어졌던 ‘팔자’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아울러 지난주 미국 주식펀드로 밀려든 유동성은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주가 폭락과 함께 9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던 미국 주식펀드로 유동성이 ‘유턴’한 것은 주식시장이 보인 저항력과 정책 리스크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90일에 걸쳐 관세 및 비관세 쟁점에 대한 담판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의 협상 팀은 양해각서(MOU) 초안 작성에 돌입했고,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라라고 ‘종전 선언’에 대한 기대가 번지고 있다.
양국의 무역 전면전은 경기 침체의 공포를 일으켰던 도화선으로, 정책자들이 합의점 도출에 무게를 두는 사이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역시 한풀 꺾인 모습이다.
웰스 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전략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엿보인다”며 “앞으로 주가 방향은 아래보다 위를 향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폭락했던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11% 이상 랠리하며 20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기업 수익성 저하에 따라 주가가 하락 압박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1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2분기 역시 이익 감소가 지속, 이른바 이익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 경우 전반적인 주가 상승 흐름이 꺾이는 한편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의 주가 향방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채권펀드 역시 지난 한 주 사이 74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8주 연속 ‘사자’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데 이어 대차대조표 축소를 조만간 종료할 뜻을 밝힌 만큼 채권 펀드의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유럽 주식펀드에서는 41억달러의 자금이 이탈, 경기 한파 속에 투자자들의 ‘팔자’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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