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뜨거운 상승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주가 강세의 이면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 이외에 눈덩이 부채가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고, 지난 2015년 경험했던 패닉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18%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날개가 꺾였던 중국 증시는 올해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밖에 선전증시와 CSI300 지수, 차이넥스트 프라이스 지수는 연초 이후 일제히 20%를 웃도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식시장에 상승 불쏘시개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그림자 금융 업체들이 주식 투자자들에게 10 대 1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1.3% 가량의 저리에 제공, 투기적인 베팅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 투자를 늘리는 이른바 마진거래에 대한 경고는 시장 전문가들뿐 아니라 중국 금융당국에서도 고개를 들었다.
지난 25일 CSI300 지수가 6% 폭등, 약 3년래 최대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금융권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단속할 것을 주문한 것.
연초 이후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1조4000억달러 급증했다. 특히 최근 2주 사이 주식 담보 대출 규모가 2015년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꺾일 경우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 낙폭을 확대하는 한편 변동성을 부채질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지난 2015년 위험 수위에 이른 차입 매수가 중국 주식시장에 패닉을 일으킨 바 있고, 최근 상황이 4년 전과 흡사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4년부터 2015년 초까지 불과 12개월 사이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무려 7조달러 불어났고, 거품이 무너지면서 증시는 패닉을 연출했다.
중국 수초우 증권의 덩 웬위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금융 감독 당국이 과거 시장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응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지펀드 업체 앰플 캐피탈의 알렉스 웅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베팅이 집중된 소비재 섹터는 2015년에 비해 고평가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2015년 7% 선에서 올해 6.2%로 후퇴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증시 상황에 긴장하는 표정이다.
미국과 무역 협상 양해각서(MOU) 체결이 추진되고 있지만 통상 시스템 관련 마찰이 재점화될 수 있는 데다 지난해 시행한 대규모 관세의 후폭풍이 본격화, 성장 둔화 폭이 커질 경우 과도한 증시 레버리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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