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 건축 프로젝트의 중단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주거용 건물부터 쇼핑몰, 인프라까지 각종 건설 프로젝트가 자금난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되는 실정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현지 최대 중장비 무역 페어, '상하이 국제 건설기계 박람회(BAUMA-CHINA 2018'에서 경비원들이 캐터필러사의 중장비 앞에 서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험 수위에 이른 부채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 후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경고다.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지방 정부와 2000여개의 금융기관이 지난 수 년간 수 조 달러의 부채를 동원해 벌였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고금리를 앞세워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뭉칫돈을 끌어들인 뒤 공격적인 건설 프로젝트에 나섰지만 경기 한파와 금융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이를 완공하기 위한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는 한편 기존의 채권자들에게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구이저우 성의 산두 시가 단적인 사례다. 최근 건설 프로젝트에 자금줄을 댄 투자자들이 지방 정부의 해당 부처에 몰려가 밀린 이자 지급을 요구했지만 빈 손으로 돌아섰다. 돈이 없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말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산두 시가 건설 프로젝트의 채권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20억위안(2억976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자 지급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자 비용이 산두 시의 연간 수입의 약 세 배에 이르기 때문.
구이저우 성은 지난 20년간 매년 20%를 웃도는 인프라 건설 투자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부채 규모는 GDP의 120%까지 치솟았다.
상황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칭하이 성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33.1%에 달했고, 닝샤 성의 부채 비율도 102.2%까지 뛰었다.
이 밖에 하이난(88.6%)과 샨시(86.8%), 상하이(63.1%) 등 주요 지역의 부채 규모가 일제히 위험 수위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부채 버블을 경고했던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9% 내외의 고금리를 제시하자 고액 자산가와 기관들은 사모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통로로 공격적인 베팅에 뛰어들었다. 프로젝트 투자에 나선 펀드는 지난해 4분기 7만개를 훌쩍 상회, 2015년 1분기 1만개를 밑돌았던 수치가 가파르게 뛰었다.
각 지방 정부는 각종 개발 프로젝트로 세수를 확대,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무분별하게 부채를 늘린 데 따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실정이다.
건설업은 수년간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가뜩이나 미국과 관세 전면전에 휘청거리는 중국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아울러 투자자들의 손실이 수요 둔화를 부채질, 실물경기에 흠집을 낼 것이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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