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연임 반대 압박+김정태 회장 및 조직 부담 한계
지성규 차기 행장 내정자, 글로벌 전문가로서 하나금융 비전에 부합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결국 물러난다. 채용비리로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3연임 반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2019.01.25 leehs@newspim.com |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행장은 28일 열린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임추위가 차기 은행장 후보로 2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함 행장을 배제할 지 결정을 못하자, 사외이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접 포기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6일 금융감독원 간부들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함 행장의 3연임에 대해 "(차기 행장 선임으로) 지배 구조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리에 이뤄낸 함 행장에 대해 재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던 사외이사들은 이날 금감원의 압박(?)을 쉽게 지나치긴 어려웠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함 행장 역시 30년 넘게 몸을 담은 하나금융, 특히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에서 은행장으로 발탁해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 부담을 주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하나은행 내부에서 나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졸 출신으로 1980년 서울은행(하나은행 전신)에 들어온 뒤 주경야독으로 대학교까지 졸업할 수 있었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해온 그가 조직 전체에 피해를 주는 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행장으로 추천한 후보는 지성규, 황효상 현 KEB하나은행 부행장. 이 가운데 지 부행장이 단독 추천된 결정적 배경은 그가 글로벌분야 전문가로서 하나금융의 비전과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 부행장은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현재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중이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해 전략, 재무, 영업 전반에 탁월한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KEB하나은행의 위상강화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황효상 부행장의 경우 외환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본부장, KEB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전무 등 주로 위험관리 분야 전문가로의 이미지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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