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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없는 아이들③] 등록되지 못한 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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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고비 넘어도 보육 앞에 좌절..보육시설 "미등록 아동" 거부
"꼭 성공해서 엄마 대신 한국 사람들한테 보답하면서 살게요"

[편집자 주] 태어나도 기록될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한국에 살면서 평생 스스로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는 아이들. 출생과 동시에 죽음과 가장 가까이 놓이게 되는 이 아이들을 대한민국은 '미등록 이주아동'이라고 부른다. 이 아동들은 부모로부터 '미등록'이라는 신분까지 대물림 받아야 한다. 병원에 가는 일, 학교에 들어가는 일, 취업과 결혼을 하는 일 모두 고난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한국에서의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에 가깝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지만 '국민'이 될 수 없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생존기를 추적해봤다.

<목차>
①요람과 무덤 사이
②모래성에 사는 아이들
③등록되지 못한 모성애
④병원은 멀고 시민단체는 가깝다
⑤헌법 가라사대 “외국인 아동인권도 보장하라”
⑥전문가 인터뷰-1
⑦전문가 인터뷰-2

[부산=뉴스핌] 임성봉 기자 윤혜원 기자 = 미등록 이주아동이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아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생명으로 태어나기까지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어린이집, 초·중·고 입학, 취업까지 모든 일이 고비다. 이를 지켜보는 미등록 이주민 부부에게는 양육이라는 행복만큼 생존이라는 고통이 따라붙는다. 부산과 대구에서 각각 미등록 이주아동을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에 사는 베트남 국적의 웬티하(가명)씨는 한국에서 두 번의 유산을 경험했다. 생선을 가공하는 한 식품공장에서 일하던 2015년 6월 첫 아이를 떠나보냈다. 다음 해 9월에는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또 한 번 아이를 가슴에 묻어야 했다.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던 점과 유해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작업환경 때문으로만 추측하고 있다.

2017년 1월 경기도 군포에 미등록 이주아동을 위한 어린이집이 개소했다. 이주민 지원단체인 아시아의창이 운영하고 아름다운재단이 공간을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사진은 이주아동들의 모습 [사진=아름다운재단]

티하씨는 빠듯한 살림살이에 그 흔한 비타민과 엽산제, 철분제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건강보험이 없어 산전검사도 단 한 번만 받았다. 두 번의 유산을 겪은 뒤 티하씨는 이를 두고두고 후회했다.

남편과 상의한 끝에 티하씨는 결국 일을 그만뒀다. 이대로라면 다음 임신도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살림이 빠듯했지만, 이들 부부에게는 아기가 더 중요했다.

이후 기적처럼 아기가 찾아왔다.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티하씨는 산전검사도 빼놓지 않고 받았다. 병원에 갈 때마다 매번 20여만원이 청구됐다. 산모에게 좋다는 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시민단체의 소개로 미등록 이주민을 돕는 병원들도 찾아다녔다. 티하씨의 바람은 아이가 아프지 않고 무사히 태어나는 것뿐이었다.

2017년 8월 티엔씨에게 진통이 찾아왔다. 예정일보다 보름이나 빠른 진통이었다. 긴급한 상황이었지만, 티엔씨가 입원한 가족보건의원은 제왕절개가 불가능했다. 급하게 다른 병원으로 옮긴 티엔씨는 다행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산모도 아이도 모두 건강했다.

현재 19개월 된 아이는 무럭무럭 컸다. 육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티엔씨는 다시 일자리로 나가야 했다. 남편의 수입은 불규칙적이었고 이것만으로는 세 식구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이라는 고비만큼 보육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시댁도 친정도 없는 한국에서 미등록 이주민은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미등록 이주아동의 입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티하씨 역시 보육시설들이 이 같은 이유로 입소를 거부할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미등록 이주아동을 받아줬다가 추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보육시설들의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적게는 월 3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에 육박하는 유치원비를 감당하는 것 역시 저임금 장시간 노동자인 이들이 감당하기 버겁다.

티하씨 부부가 보육시설 문제를 가까스로 해결하더라도 고비는 남아있다. 바로 ‘단속’이다. 현행법상 미등록 이주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그 부모도 일시적인 체류자격을 갖게 된다. 하지만 유치원,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입소해 있는 시기는 해당이 없다. 티하씨나 남편이 단속에 걸려 강제 추방된다면 아이도 함께 베트남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티하씨는 “미등록 이주여성이나 남성은 스스로 불법을 선택한 것이고 강제추방을 당하더라도 당연히 억울하지 않다”며 “다만 미등록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동까지 법 밖으로 내쫓는 건 잔인한 일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구에서 13살 아들을 키우는 아티(가명)씨는 1990년대에 한국으로 왔다. 불과 17살의 나이였다. 농촌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었다. 따뜻한 온도에서 재배해야 하는 과일에 이불을 씌우는 일이었다. 3인 1조, 4인 1조로 해야 할 만큼 일은 고됐다. 일당은 2만원 안팎이었다. 이마저도 사장이 “나중에 주겠다”며 떼먹는 일이 잦았다. 적은 돈이지만 일자리가 없는 고국에서보다는 많은 돈을 만질 수 있었다.

20대 초반에 한국인 남편을 만났다. 그 사이에서 지금의 아들도 낳았다. 하지만 남편은 몸이 아프다며 일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모두 꺼렸다. 그래도 아티씨는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10년 넘게 홀로 생계를 꾸리며 아들을 키웠고 남편의 뒷바라지도 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티씨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남편은 어느 날 별다른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아티씨와 아들의 곁을 떠났다. 혼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티씨는 미등록 체류 상태였다. 아들 역시 호적에 올리지 않아 마찬가지로 미등록 이주아동이었다. 먼 이국땅에서 홀로, 미등록 상태로 아이를 키우기란 만만치 않았다. 아티씨는 하루 15시간이 넘게 일했다.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돼 쓰러졌고 아들의 얼굴을 볼 시간도 많지 않았다. 아들이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없는 돈을 모아 어렵게 학원에도 보냈다.

이주민 지원 시민단체들은 부모의 신분과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게 출생신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엄마의 사정을 이해하는 건지, 아들은 공부를 곧잘 했다. 학교에서 상장도 자주 받았고 선생님들에게 “똑똑하다”는 칭찬도 자주 들었다. 아티씨에게 아들은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고 삶의 이유였다.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은 아티씨에게 “꼭 성공해서 엄마 대신 내가 한국 사람들한테 보답하면서 살겠다”며 “엄마는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불법으로 한국에서 체류한 엄마가 한국에 진 빚을 자신이 모두 갚겠다는 뜻이었다.

아티씨가 가장 두려운 건 ‘강제추방’이다. 아들이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더라도 강제추방되지 않지만, 오랫동안 몸으로 겪은 단속의 공포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는 자녀가 있는데도 단속에 걸려 강제추방 된 미등록 이주민이 있다는 소문도 한몫 거들었다. 아들의 학교 선생님들은 아티씨에게 “단속에 걸리면 우리들에게 즉각 전화해야 한다”고 일렀다. 한국어가 서툰 아티씨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가 강제추방될지 모른다는 걱정에서였다.

아티씨는 자신이 강제추방되더라도 아들만은 한국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다. 아티씨의 고국으로 함께 추방된다면 살아갈 길이 없기 때문이다. 아티씨는 고국에서 산 기간보다 한국에서 지낸 기간이 더 길다. 아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줄곧 이곳에서만 살았다. 아티씨가 17살에 한국으로 건너와 했던 일이라고는 과일에 이불을 씌우는 것이 전부였다.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는 고국에서 아티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다.

아티씨는 “한국 사람들이 미등록 이주민 싫어하니까 우리는 돈 많이 안 벌고 힘든 일만 하겠다”며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자란 아들만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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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종섭 의혹' 尹, 1심 범인도피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일명 '런종섭'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부 조형우)는 11일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고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모른 채 호주대사로 임명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련해 "이 사건은 이종섭의 출국금지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이종섭에게 호주대사 임명 지시를 내린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 범인 도피 의사나 목적을 가지고 추진한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이종섭을 호주대사로 임명해서 공수처의 수사를 전면적으로 저지하거나 방해하려는 의지·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특검 주장 전부 배제..."이종섭 출국금지 상태 몰라"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수사를 축소하기 위해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채 상병은 구명조끼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 경북 예천에서 폭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 사건 초동수사를 총괄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찰에 이첩하려 했으나 이 전 장관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재검토를 거쳐 혐의 대상 등이 축소됐다. 이후 언론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보고받은 후 "이런 일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반응했다는 'VIP 격노설' 등이 확산했다. 특검은 그해 9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전 장관을 고발하고 이 전 장관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여론이 거세지자 윤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급파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이 전 장관이 그해 9월 경 장관직에서 사임한 후 두 달 뒤인 11월 호주대사로 정식 임명됐다. 이후 공수처가 12월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한 후에 한 달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출국금지 조치했다. 특검은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기 위해 형식적인 심사 출국금지 해제 절차도 형식적으로 거쳤다며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모두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출국금지임을 몰랐다고 보고 이같은 특검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만약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이 이종섭의 출국금지 사실과 같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조치를 미리 알았고, 그럼에도 출국금지를 무력화하려는 방편으로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면 그건 아무리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라고 해도 수사를 정면에 반해 정당화되지 않는 도피의사가 분명히 드러나는 경우"라고 봤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이종섭이 2024년 3월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후 비로소 (이종섭의) 출국금지 사실이 이 사건 관계자에게 알려졌다"라며 "공수처 고발 이후 이종섭을 호주대사 임명에 지시를 내린 것 자체만으로는 도피의사나 목적을 가지고 추진한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당시 피고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외교사절인 공관장 임명 폭넓은 재량권이 있었다"라며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곧바로 범인도피를 인정하는 것은 구성요건 적용이 없고, 범인도피죄를 지나치게 확장할 위험이 있으며 대법원 판례에 반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선고 후 윤 전 대통령 측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라며 "채해병 특검 역시 이제 무리한 형사재판을 이어가기보다 이번 무죄 판결의 법리와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판결에 승복하고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100wins@newspim.com 2026-09-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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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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