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베트남, 하노이회담으로 국제적 위상 드높일 기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해외 투자 유치와 역내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베트남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매체는 이번 정상회담 개최로 베트남이 교통 통제와 숙소 마련 등 준비 작업에 애를 먹었지만 그보다 더 큰 보상을 받게 됐다면서 베트남의 달라질 국제적 위상을 강조했다.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베트남 동당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트남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비롯한 무역 협정에 참여하고,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일본과도 안보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행도 가속하는 등 베트남의 경제적 부상은 이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던 상황이었다.
베트남 중앙경제관리연구소(CIEM) 정책 전문가 보 트리 탄은 베트남과 손을 잡는 국가들이 많아질 수록 중국이 베트남을 위협할 가능성은 줄어든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가 베트남에서 일어나는 일에 이해관계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정상회담 개최로 얻게 될 이러한 보상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며, 회담 개최가 확정된 뒤로는 신속히 회담 준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북미회담 개최 확정 직후 관련 시설을 손보고 해외 취재진 접근을 허용했다. 또 하노이에는 북미회담 개최를 알리는 대형 간판들이 들어섰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내며 하노이 시내를 활보했던 홍콩계 호주 코미디언 하워드 엑스를 즉각 추방하는 등 회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은 신속히 제거했다.
다만 매체는 역사적으로 경색과 정상화를 반복해 온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긴장감 역시 감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이슈 등을 둘러싸고 중국에 적대적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정부가 새 국가들과 협력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것이며, 이번 회담에서 베트남이 미국 보잉 및 제너럴 일렉트릭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과의 협력을 한 층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중국과 미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노련한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반체제 인사들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베트남 정부 행위에 대한 외부의 비난도 별로 없는 편이라 베트남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베트남 아시아태평양 경제센터 부국장 응우옌 칸 빈은 “우방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현재 베트남 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