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으로 화웨이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화웨이 차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사용 금지 압박이 화웨이가 5G 분야에서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만 공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중문대학교의 앤디 웡 교수는 "얼핏 보면 언론에서는 화웨이를 보안 위험과 연결시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지만, 화웨이가 5G 기술의 글로벌 선두 주자라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앤디 웡 교수는 그렇기에 "화웨이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도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에 화웨이를 홍보해줘서 감사하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21일 미국 CBS방송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한 런정페이 회장은 "일반 사람들은 5G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 대단한 인사들이 모두 5G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으며, 더 많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런정페이 회장이 인터뷰에서 말한 대단한 인사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영국 식스 힐그로브PR의 창업자 리처드 힐그로브는 화웨이가 서방 사람들에게 와닿는 비유를 드는 등 똑똑한 홍보 방식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라이언 딩 화웨이 통신장비사업 사장은 5G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없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같다"고 강조한 적 있다. 화웨이 장비를 둘러싼 보안 우려에 대해 해명에 나선 관계자들이 이처럼 서방에서도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화웨이라는 브랜드가 역으로 홍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화웨이는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화웨이 팩트(Huawi Facts)'라는 트위터 계정도 만들었다. 계정 소개란에는 "우리는 화웨이에 대한 의혹과 추측의 장막을 꿰뚫는 빛이다"라고 적혀있으며, 화웨이는 해당 계정을 통해 자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리트윗하고 있다.
중국 국기 위에 비치는 화웨이 로고 그림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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