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방송(VOA), 26일 美 의원들 서한 인용 보도
“트럼프, 비핵화 철저히 검증할 외교적 계획 마련하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철저히 검증하기 위한 외교적 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이날 “공화당, 민주당 등 미국의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확보, 감시, 검증하기 위한 원칙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국회 의사당에서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VOA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등 8명의 상원의원들은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진지한 외교 계획’을 실행하길 바란다”며 “회담을 하게 되면 북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동결하고 되돌리기 위한 순차적 과정을 포함시키는 한편 적절한 제재의 다른 종류의 압박, 강력한 억지 태세, 강화된 동맹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의 지도자로 알려진 김정은에게 적법성을 부여하고 그가 세계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행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에서 의회와 더 협력해야 한다”며 “비공개 브리핑 등 미국의 외교 정책 및 전략을 논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이 서한은 앞서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등 3명은 트럼프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의회에 대북 협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한 지 3일 만에 보내진 것이다. 미국 하원 외교위, 군사위, 정보위는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했다고 알려져 있다.
VOA는 “이들 3명의 위원장은 서한에서 ‘1차 싱가포르 회담 결과를 의회에 보고도 하지 않았는데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는 7일 이내에 의회에 결과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노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7~28일(현지시간)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노이 거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배너가 걸려 있다. |
◆ 여·야 다양한 요구 쏟아져…“北에 미군 유해 전체 송환‧미북 이산가족 상봉 등 요구해야”
‘베트남, 인권 유린 국가…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지로 부적절’ 주장도
VOA에 따르면, 여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번 뷰캐넌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북한에 미군 유해 전원을 송환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뷰캐넌 의원은 서한에서 “유가족들은 이미 반세기 이상 가족들의 유해가 돌아오길 기다려 왔다”며 “대통령은 북한에 ‘모든 미군 유해를 즉각 송환하고 유해 공동 발굴 작업도 재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한 의원들도 있었다.
의회 내 베트남코커스 공동의장인 크리스토퍼 스미스 공화당 의원과 조 로프그렌 민주당 의원 등 3명의 하원의원들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베트남은 개탄스러운 인권 유린 기록을 갖고 있는 국가로, 2차 미북 정상회담 주최국으로 선정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굳이 베트남에 가서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면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중 그곳 지도자들에게 인권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이 외에도 미국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51년 전 북한에 나포된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 반환, 미북 이산가족 상봉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