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협상 속도 조절론 거듭 시사 배경 눈길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궁극적인 비핵화를 원하지만 “(북핵)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 정부가 요구하면 경제협력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있다면서 북미 간 협상 진전을 위해 적극적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하노이 회담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물론 나는 북한의 궁극적인 비핵화를 보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급할 것이 없다”면서 “(북핵) 실험이 없다. 실험이 없는 한 나는 급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북핵) 실험이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협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북핵) 비핵화를 위해 급하게 압박할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국경 장벽을 위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기대치를 낮춰 회담 후 결과에 대한 역풍에 대비하는 한편 김 위원장과 북한 협상 대표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그동안 북미 협상이 기대만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중국,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를 거론하며 비핵화가 된다면 경제 발전을 이룰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모든 측면에 대해 논의했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오는 20일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라며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대해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면서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