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강한 랠리를 연출한 뉴욕증시가 복병을 만날 전망이다.
1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이른바 어닝 쇼크가 주가 상승 탄력을 꺾어 놓을 것이라는 경고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델타 에어라인과 넷플릭스, 에스티 로더 등 각 섹터의 주요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 비관론자들에게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미국 기업의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9월 7% 이익 성장을 점쳤던 투자자들은 예상치를 지속적으로 낮춰 잡는 움직임이다. 월가의 이익 감소 전망은 3년만에 처음이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한파가 두드러지는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소위 이익 침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말까지 S&P500 기업의 이익은 5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성장을 나타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기업이 70%에 달했고, 이를 버팀목으로 뉴욕증시가 랠리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주가 하락 압박이 본격화되는 한편 가라앉은 변동성이 다시 치솟을 수 있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러미 지린 주식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기업 이익부터 국내외 실물경기까지 모든 사이클이 정점을 찍고 꺾이는 상황”이라며 “증시 상황 악화에 대한 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초 강세를 보인 종목의 차익실현을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주가 폭락 당시 주식 비중 축소 기회를 놓친 경우 최근 주가 랠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만 최고투자책임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애플과 아마존을 포함해 대형 IT 종목의 비중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애플이 18% 폭락했던 것과 같은 과격한 조정이 1분기 어닝 시즌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 이익 전망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여지가 높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이 관련 종목에 충격을 가하는 한편 국내외 성장 둔화에 기업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간 스탠리 역시 보고서에서 “S&P500 기업의 이익이 올해 말까지 매 분기마다 감소 추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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