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시정연설에서 한일관계를 언급하지 않은 데엔, '한국이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29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28일 연설에서 외교에 할애한 시간은 약 11분이었다. 이 중 한국에 대한 언급은 납북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나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한다"는 표현 뿐이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2013~2017)엔 한국을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라고 표현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엔 "미래지향으로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겠다"고 했었다.
이처럼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아베 총리 주변 관계자는 "한국이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이상 (연설에서 한국을) 쓸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나 방위당국 간 사격통제 레이더 문제 등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가 배경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납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언급한 내용에서도 원래는 '일미한'(日米韓)이란 표현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의 국명이 반쪽이 돼버리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일관계에 대해선 "외교·안전보장의 기본 축"이라고 밝혔고, 중일관계에 대해선 "완전히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했다. 러시아와 관련해선 "정상 간의 깊은 신뢰관계"가 있다고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영토문제 교섭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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